출연연, 기관장 공모 후유증 심각

 최근 끝난 정부출연연구기관 기관장 공모 후유증이 심각하다. 이번 기관장 공모과정에서 내부 인물간 경쟁이 치열했던 출연연은 종사자들간 편가르기가 나타나고 있고, 또 외부 인사가 발탁된 출연연은 기관장에 대한 「왕따」현상마저 나타나는 등 연구분위기를 해치고 있다.

 9일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따르면 기관장 공모에서 내부 인물간 경쟁을 벌였던 일부 연구소들의 경우 경합에 나섰던 소속 연구원들간 편가르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새로 선임된 기관장의 전공과 연구분야에 따라 기관고유사업비 등 연구비 확보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연구과제 배분 등과 관련해 그동안 연구책임자급을 대상으로 한 「줄서기」 관행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기관장 선임 직전 연구원을 대상으로 기관장 후보들에 대해 자체 투표를 실시한 A연구소의 경우 투표결과와 기관장 선임결과가 다르게 나타나자 연구원간에 신경전이 나타나고 있으며, B·C연구소의 경우 기관장 선임과 동시에 연구직은 물론 연구지원 인력까지 대규모 인사를 단행, 새판을 짰다.

 또 외부 인사가 전격 연구소장에 발탁된 D연구소의 경우 연구소장 취임 이후 신임 기관장이 아직 내부 파악을 끝내지 못한 데다 일부 내부 반발 등으로 기관장의 의지가 제대로 실천에 옮겨질지 의문이다.

 출연연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기관장 선임에 출연연 종사자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못한데다 내부 인사들간의 경쟁으로 기관장 공모가 마치 정치판의 선거전처럼 치러져 그동안 잠복해 있던 편가르기 현상이 수면 위로 불거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출연연의 한 연구원은 『이번에 선임된 기관장의 경우 출연연 종사자들의 의사에 따라 선출됐다기보다는 연구회 이사회의 의사에 따라 선임돼 마치 대통령 선거에서 3인의 후보가 경합해 선출하는 방식으로 선임해서는 30%짜리 출연연 기관장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출연연 연구원은 『외부 인사가 기관장에 선임될 경우 조직장악이 제대로 안되는데 임기 3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출연연 관계자들은 이같은 편가르기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기관장 선임시 해당 출연연 종사자들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거나 출연연 자율성 보장이라는 측면에서도 출연연 종사자들이 추대하는 인물을 기관장에 선임하는 등 기관장 공모방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연연을 관리·감독하고 있는 연구회의 경우도 해당 연구회 이사장이 자신이 소속됐던 연구소 행정인력을 연구회 사무국장에 임명하는 등 편가르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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