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데이터베이스(DB)의 시장확대인가, 아니면 적전분열인가.」
국내에서 미국 유니SQL사의 객체관계DB인 「유니SQL」 소스코드와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두 업체인 한국컴퓨터통신(대표 강태헌)과 KT데이타(대표 김장수)가 그동안 진행해오던 공조 논의를 중단하고 독자적인 DB사업을 전개키로 함에 따라 유일한 국산 상용DB인 「유니SQL」 사업을 두고 두 업체가 전면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한국통신 사내벤처에서 올 1월 독립법인으로 분리된 KT데이타는 최근 한국컴퓨터통신과의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유니SQL」 데이터베이스(DB)사업을 시작한다고 공식 선언하고 이를 위해 총판선정 작업과 시장전략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몇년 동안 유니SQL 사업을 벌여온 한국컴퓨터통신 역시 자체 DB 개발역량이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조만간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고 솔루션 업체와의 전략제휴를 강화하는 등 더욱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 나갈 방침이다.
두 회사는 국산 DB의 영향력을 높이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담보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니SQL 사업공조를 위한 협상을 벌여 왔으나 최근 소스코드 공유 문제 등 이견으로 논의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DB업계 일각에서는 DB 개발역량의 분산 및 시장에서의 출혈경쟁 등으로 국산 DB의 위상과 영향력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당초 논의과정에서 KT데이타는 유니SQL DB엔진에 대한 상당부분의 업그레이드 작업을 담당하고 한국컴퓨터통신은 DB엔진 개발을 비롯해 영업활동과 커스터마이징 등 고객 요구사항 반영부문을 분담하며, 유니SQL 판매로 거둬들인 매출에 대해서는 한국컴퓨터통신이 KT데이타에 일정 부분의 로열티를 제공키로 하는 등 두 회사의 협력은 국산 소프트웨어(SW)분야의 모범적인 공조사례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번에 두 회사의 협력이 무산됨에 따라 KT데이타는 독자적인 DB사업을 위해 현재 총판업체를 물색하고 있으며 공급망이 정비되는 대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KT데이타는 교육·공공분야는 물론 웹기반 정보서비스, 콘텐츠 관리, 멀티미디어 분야에 사업을 집중해 올해 5억∼1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한국컴퓨터통신 역시 이달 내로 업그레이드 버전인 「유니SQL 3.6」 버전을 내놓고 더욱 공격적인 시장전략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한국컴퓨터통신은 특히 교육분야와 공공분야에서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으며 올해 150억원 가량의 매출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한편 지난 91년부터 유니SQL DB를 국내에 공급해온 한국컴퓨터통신은 97년 12월 미국 유니SQL사로부터 전세계 소스코드와 판권을 인수한 이후 본격적인 DB사업을 전개해왔다.
또 KT데이타는 한국통신이 95년 미국 유니SQL사에 자금을 투자하고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을 계기로 획득한 유니SQL 소스코드와 판권을 올 1월 독립법인으로 분리하면서 한국통신으로부터 양도받았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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