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한국의 전통문화를 해외에 홍보하는 웹사이트들 대부분이 수준미달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한국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대부분의 영문홍보 사이트들이 외국인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엉터리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해외 교포들이나 국내 번역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를 알리는 사이트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Korea Insights(http://korea.insights.co.kr)」나 문화관광부의 「Korea Window(http://www.kocis.co.kr)」 등에서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엉터리 영어를 사용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일례로 이들 사이트에는 「Saenghwal Hanbok」 「Tungjan」 「Changsin Gu」 「Seshi Customs」 「Cherye Ak」이란 단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곳에서 제목으로 등록된 이 단어들은 영어를 잘하는 한국 사람도 언뜻 보면 도저히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이들 단어는 「생활 한복」 「등잔」 「장신구」 「세시 풍속」 「제례악」을 발음나는대로 영어로 옮겨놓은 것이다.
영어로 말을 만들기가 어려워 발음나는대로 옮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더라도 국내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외국인들이 알 수 있도록 하려면 이들 단어 옆에 최소한의 설명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글을 그대로 옮긴 단어뿐 아니라 영어문장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인터넷 번역가인 신동욱씨는 『한국을 홍보하는 웹사이트를 비롯해 기업들의 영문사이트를 다녀보면 절반 이상이 함량미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글을 그대로 영문으로 옮겨놓는다고 해서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다』며 『외국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대로 된 영문 사이트 구축도 한계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외국사람 입장에서 볼 때 한국과 한국의 문화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부터 찾아가야 할지 안내하는 곳조차 없다는 것이 바로 근본적인 문제다.
예를 들어 외국인이 한국을 여행하기 위해 전통문화에 대해 인터넷에서 찾는다고 가정해 보자. 한국사람이 해외를 방문할 때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에서 한국에 대한 정보를 찾으려면 우선 검색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럴 경우 한국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다면 대부분 야후나 라이코스와 같은 검색 사이트에서 찾아보게 된다. 대부분 검색어는 「Korea」로 입력하게 된다.
그런데 미국 야후(http://www.yahoo.com)에서 Korea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상당히 실망할 수밖에 없다.
한국 사회와 문화를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3, 4개의 사이트가 등록돼 있는데, 그 중 「Korea Insights」 외에는 개인 홈페이지 수준이거나 내용이 극히 빈약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데는 한국을 대표하는 포털사이트라고 내세울 만한 곳이 없다는 게 문제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포털이 될 만한 곳을 기점으로 이곳 저곳을 이동하는 성향이 있다.
하지만 한국을 소개하는 사이트 대부분은 자체적으로 전통문화를 소개하거나 여행지를 안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을 뿐 한국의 각 분야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구축해 놓은 곳은 거의 없다.
뿐만 아니라 문화관광부의 「Korea Window」, 국립중앙박물관 등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대표적인 국가 웹사이트에서조차 다른 관련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는 「추천 사이트」를 소개하는 데 이상하리만치 인색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국가별로 대표적인 여행 웹사이트가 있고, 자신이 방문하는 지역의 문화·교통·관광·쇼핑 정보 등을 총체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있는 것에 비하면 한참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국가적인 차원에서 「한국 포털사이트」의 구축이 이뤄져야 한다.
이 포털사이트에만 들어오면 한국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나갈 수 있도록 현재 구축돼 있는 다양한 문화 및 관광정보 사이트 등을 한군데로 묶어서 소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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