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무더울 것이라는 기상예보와 수출물량 폭주에 따른 내수물량이 부족 전망이 에어컨 판매를 상당폭 늘려놓았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성수기에 앞서 이미 10만대에 가까운 제품을 출하해 기대했던 만큼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의 추세를 감안하면 본격적인 구매가 일어나는 이달부터 7월 말까지 두 업체가 10만대 이상씩을 판매, 지난해 부진을 어느 정도 씻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에도 불구, 불안요인은 남아 있다. 그동안 가전사에서 출하한 에어컨은 소비자들이 실제로 구매한 수량이 아니기 때문이다.
에어컨은 선풍기와 함께 대표적인 계절상품이다. 따라서 일선 유통점들이 사전 수요를 분석, 필요한 물량을 확보해놓고 적기에 판매를 시작하는데 그동안 출하된 에어컨 상당수가 아직 이들 유통점의 재고로 남아 있다.
가전사들은 출하된 물량 가운데 실소비자 구매로 판매된 물량은 50%선에 불과하고 50% 정도는 성수기 판매물량 확보에 나선 일선 대리점들이 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질적인 판매가 본격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것은 일부 모델이 부족한데도 상가시세는 비교적 낮게 형성되는 것으로도 쉽게 알 수 있다.
현재 용산이나 테크노마트 등 주요 상가의 에어컨 판매가격은 공장도가격 이하에 머물러 있다. 특히 5월 말부터 재고 부담을 느낀 일부 유통점들이 물량을 저가에 푼데다 최근 잦은 비로 수요가 줄어 성수기에 접어든 6월 초 상가시세는 오히려 소폭 하락하는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불안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대리점은 올해 에어컨이 수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리점마다 많게는 1000∼2000대에서 적게는 20∼30대까지 에어컨을 재고로 갖고 있지만 경기가 급속히 회복되면서 전반적인 소비가 늘어 최소한 지난해 이상의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반적인 공급물량에 여유가 없어 수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오히려 품귀현상을 빚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에어컨 장사는 5월까지 사람이 하고 6월부터는 하늘이 한다」고 말한다. 성수기 이전에는 예약판매 등 각종 판촉으로 수요를 끌어들이지만 6월 이후에는 얼마만큼 날씨가 화창하고 더운가에 에어컨 판매가 좌우되는 것을 빚대어 하는 말이다.
6월 성수기가 시작되면서 이제 일선 유통점들은 본격적인 에어컨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시장여건이 무난해 장마가 길어지거나 지난해처럼 집중호우가 내리지 않는다면 대리점들은 올해 에어컨 장사로 그동안의 판매부진을 털고 목돈을 만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주용기자 jy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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