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일본 3개국의 의료기기 관련단체들이 최근 이 분야에서 삼각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어 향후 3개국 공조를 통한 의료기기 분야의 발전이 크게 기대되고 있다.
한국의료용구공업협동조합이 최근 일본에서 일본의용기기공업회와 모임을 갖고 양국간 의료기기 분야에서의 다각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키로 하는 한편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의료기기전시회(KIMES 2000)에 중국 의료기기 관련단체를 초청, 한국·중국·일본 등 3국간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키로 한 것 등은 여러 가지 면에서 그 성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모임에서 의료기기 분야의 협력뿐 아니라 3국간 공동펀드 조성과 인수·합병(M&A) 중개 및 정보공유 등 많은 분야에서의 협력을 다짐한 것은 해당산업의 발전뿐 아니라 그동안 반목과 질시로 점철되다시피해 온 관계국간의 과거사를 화해와 협력의 장으로 승화시키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3국간 협력체제 모색은 단순 소비시장에 머물렀던 국내 의료업계가 착실한 기술축적을 통해 이제는 세계 진출을 위한 예비 테스트를 통과해 연 20조원 규모에 달하는 일본 시장에서는 훌륭한 기술 파트너로, 그리고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중국 시장에서는 손색 없는 공급업체로 암묵적인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그동안 3국간 협력체제 구축을 위한 시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여타 여러 부문에서의 다양한 접촉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 당초 목표한 만큼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중도하차하는 경우가 많았다.
처음에는 거창한 계획을 연이어 발표했으나 종국에 실체를 구현하는 데 실패하고 구두선에 그치곤 했다. 당초 계획을 책임지고 밀어붙일 구심점이 없었으며 또 이를 지탱해 나갈 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번 3각 협력에서 조합은 공동펀드를 조성하고 체제를 정립하려는 노력을 병행함으로써 이전의 시행착오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실효를 거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한편 협력체제를 관철시켜 업계에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협력체제의 구축으로 업계가 얻을 이득은 크다. 장기적으로는 세계화 및 국제화의 길이 열릴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역시 상호인증을 통해 업체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됐다는 점이 가장 가시적인 효과다. 특히 한·일 양국간에는 그동안 상호규격인증협정이 마련되지 않아 업체들이 이중고를 치러야 했다. 규격 및 품목허가 문제는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한국의 품목허가와 일본 후생성 승인을 상호 인정하려는 노력은 이번 조합의 삼각협력 방안으로 구체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조합을 매개체로 의료기기 관련분야의 기술이전과 해외합작 및 M&A 등의 노력이 활발히 추진됨으로써 국제화의 실마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공동마케팅과 해외전시회의 공동개최 및 바이어 물색, 의료기기 분야의 전자문서교환(EDI)시스템 조기 구축 등도 조합이 업계에 직접적인 효과를 제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력분야가 될 것이다.
조합이 이번에 협력체제 구축을 서두르는 이유도 이러한 장단기적인 혜택을 조합원 회사와 공유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어렵게 추진되는 이번 3국 협력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당사자들이 자주 만나야 한다. 머리를 맞대고 온갖 걸림돌을 제거해 나가려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 이를 위해 상호방문 형식 등을 통해 매년 정기적인 모임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우선이다. 이를 통해 확실한 추진체제를 갖추고 공동의 펀드를 조성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동북아 맹주를 자처하는 한·중·일 3국이 이번 의료기기 부문에서 시도한 공동의 노력이 향후 동북아권 전체의 경제적·문화적 공생의 터전을 마련하는 단초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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