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걱정없이 떠납니다.』 한글과컴퓨터를 떠나겠다는 발표를 하는 이찬진 사장의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했다. 한컴이 완전히 살아났으니 이제 홀가분하게 내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는 표정이다. 오히려 주위사람들은 한결같이 안타까워했다. 밉든 곱든 한글과컴퓨터를 이렇게 키워 온 것이 이찬진 사장이란 점을 부인할 수 없는 까닭이다.
그동안 이찬진씨는 「한국의 빌 게이츠」라는 찬사와 함께 비난의 소리도 적지않게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 한컴이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를 받는다고 발표한 「아래아한글사태」 때는 그 비난이 극에 달했다. 이런 저런 목소리에도 침묵만 지키던 이찬진 사장이 이제는 과거를 접고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것이다. 이찬진 사장이 한컴을 떠나는 것은 지난해 뜨거운 논쟁거리였던 한글사태의 최종마무리수인 셈이다. 이찬진 사장이 독립할 것이라는 소문은 오래전부터 흘러나왔다. 이 사장 역시 워드프로세서 사업에 대해서는 매력을 잃고 있었다. 『벌써 그만두고 싶었으나 한글과컴퓨터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큰 압력으로 느껴져 저버릴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찬진 사장은 그러면서 『한컴이 어려울 때는 감히 그만둔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며 『이제는 아래아한글도 살고 한컴도 최근 매출이 급신장하는 등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판단했다』며 전격적인 독립선언 배경을 설명했다.
이찬진 사장이 떠남에 따라 둥지(한글과컴퓨터)에는 초기 아래아한글개발 주역이 아무도 남아있지 않게 됐다. 주역들은 이찬진 사장이 새로 설립하는 회사와 나모인터랙티브로 헤쳐 모인 셈이 됐다. 이찬진 사장 주변에는 박순백·정내권씨가, 나모에는 박흥호 사장과 우원식·탁연상씨가 모여 있다.
한편 이찬진 사장의 독립으로 차기 아래아한글개발이 차질을 빚을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도 『정내권 이사가 이찬진 사장과 함께 독립한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글과컴퓨터는 완성될 때까지 제품개발을 공동으로 수행하기로 해 아래아한글5.0 개발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찬진 사장이 독립을 통해 「제2의 이찬진 신화」를 이룰지도 관심거리다. 그는 『이미 인터넷 포털서비스인 네티앙을 개발한 경험을 갖고 있어 사업모양을 갖추는 데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말부터는 리눅스에도 심취해 있다.
이찬진 사장과 한컴의 결별이 일단은 우호적인 모양을 갖췄다. 양쪽 모두가 지금처럼 모양좋게 나갔으면 좋겠다는 것이 이번 일을 바라보는 주변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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