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영상법규들에 대한 기대

 영화·음반·비디오 및 게임물에 이르기까지 영상산업계 전반에 걸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수년째 지연돼 온 영화진흥법이 개정됐고, 음반 및 비디오에 관한 법률이 게임물에 대한 부분까지 총괄적으로 포괄하는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로 거듭나 영상산업을 명실상부하게 한 울타리 안에 담아낼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들 넓어진 문화산업 분야를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활성화할 수 있는 기틀이 될 「문화산업진흥기본법」도 시행령이 확정되는 등 일단 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법적인 틀은 나름대로 짜임새 있게 갖춘 셈이 됐다.

 이번 문화산업 관계법령들에 대한 대대적인 제·개정 작업이 이뤄진 것은 단연 바람직한 일이다. 업계도 이해득실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한 잡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큰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특히 그동안 법 제·개정 과정에서 관계당국과 민간단체 또는 업계단체간의 토론을 통해 상당부분 민간의 의견이 반영되고, 상호 입장을 더욱 이해하게 된 것은 나름대로 보이지 않는 결실이라 할 만하다.

 우여곡절 끝에 제반 법의 큰 틀이 새롭게 마련된 현 상황에서 민간업체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은 아마도 이들 법적 토대 아래서 실제 민간활동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작품과 영업활동 등에 대한 잣대를 들이대는 일을 하게 되는 각종 심의기구들의 구성과 활동방향일 것이다.

 민간에 권한을 대폭 위임하고 자율적인 창작활동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현행 영화진흥공사와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가 각각 「영화진흥위원회」와 「영상물등급위원회」로 곧 새 출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음반 및 비디오물에 대한 심의가 과거에도 「공연윤리위원회」에서 「공연예술진흥협의회」로 바뀐 적은 있지만 당시에는 심의 잣대와 틀에 별 변동이 없어 『무늬만 바뀌었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개편의 경우 과거 4개 등급이던 심의등급이 3개 등급으로 바뀌고, 영업장에 따른 등급 허용치가 크게 달라지는 등 구조적으로 큰 변화가 함께 일어난다는 점에서 업계가 크게 긴장하고 있다.

 영화나 비디오 등의 경우도 관련규정이나 심의기관의 성격 및 활동방향에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게임물의 경우 이번 법 개정으로 영업형태 및 각 형태에 대한 규제와 허용의 틀이 새롭게 규정됨에 따라 옷을 바꿔 입어야 하는 데 대한 부담과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구법인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은 PC게임을 「연소자 관람가」에서 「연소자(18세) 관람불가」까지 4등급으로, 컴퓨터 게임장에서 사용되는 업소용은 「적합」 「부적합」 등 2등급으로 분류해 장소에 제약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했었다.

 그러나 새 법은 게임물의 등급을 「전체 이용가」 「12세 이용가」 「18세 이용가」 등 3등급으로 단순화하고, 특히 「18세 이용가」 등급은 150평 이상인 종합게임장에만 허용하며 일반 게임방·컴퓨터게임장 등에서는 오로지 「전체이용가」 등급만 이용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게임방이나 컴퓨터게임장 업주들은 기존의 게임물이 새로 심의를 받아 「18세 이용가」등급으로 재분류될 경우 영업에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 내달 초순 출범할 「영상물등급분류위원회」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게임 개발사나 제작·유통사들도 기존 게임물의 등급 재분류에 대해 민감한 것은 마찬가지다. 「얼굴 상품」들이 어떤 등급으로 재분류되느냐에 따라 판매에 큰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나치게 산업의 논리만을 좇아 청소년들에게 좋지 않은 환경을 조성할 소지를 만들어서도 안되겠지만 반대로 법이 지나치게 원칙적이어서 현실과 유리될 경우 불법을 양산하게 되고 종국에는 사문화돼 정부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점을 우리는 과거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정부는 현장의 소리를 폭넓게 수용해 시장 활성화를 통한 게임산업 육성과 청소년 보호라는 두 가지 숙제를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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