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 영역에서의 SMT(표면실장기술) 도입을 가장 앞장서 이끌어 온 분야가 반도체 패키지기술 영역이다. 반도체 패키지는 실리콘 웨이퍼에 가공된 칩을 외부환경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기능과 함께 다른 회로부품이나 인쇄회로기판(PCB)과의 원활한 기능적 연결을 제공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현재 주로 적용되는 반도체 패키지 공정은 완성된 칩을 절단한 후 리드프레임에 접착시키고 다이의 회로단자와 리드 사이를 골드 와이어를 이용해 전기적으로 연결한다. 그리고 와이어 본딩된 다이와 회로를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에폭시몰딩콤파운드(EMC)로 몰딩하고, 마지막으로 PCB에 실장시 납땜이 용이하도록 리드를 주석 또는 납으로 표면처리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이러한 반도체 패키지 기술은 전자기기의 고성능화와 경박단소화 추세에 따라 삽입실장형(ThroughHole Mount)에서 집적도가 높은 표면실장형(Surface Mount)으로 바뀌게 됐으며 고집적화에 따른 I/O핀 증대로 인한 다핀화의 경향과 함께 경량화 수요에 대응한 외부핀 간격의 파인 피치(Fine Pitch)화 추세가 급진전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0∼80년대까지 주류를 이루었던 DIP(Dual lnline Package) 타입의 삽입실장형 반도체 패키지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며 그 대신 SOP(Small Outline Package)와 QFP(Quad Flat Package)·TSOP(Thin SOP)·PTP(Paper Thin Package) 등의 표면실장형 패키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한 한 개의 패키지에 여러 개의 칩을 실장할 수 있는 MCM(Multi Chip Module) 기술도 최근 등장했다. MCM은 「한 칩에 한 패키지」라는 기존의 개념에서 탈피한 것으로 한 패키지가 시스템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는 점과 보드의 효율을 높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녀 직접실장형(Direct Chip Attach) 메모리 모듈 및 메모리 카드 분야 등에 확대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최근 마이크로프로세서나 주문형반도체(ASIC) 등 비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경박단소화에 대한 요구가 급진전되면서 다핀화에 유리하도록 외부 단자(볼 형태의 납)를 패키지 밑면에 배열하는 BGA(Ball Grid Array)가 개발돼 반도체 패키지 기술은 획기적인 발전의 계기를 맞게 된다.
BGA는 PGA(Pin Grid Array)와 플립칩(Flip Chip) 개념의 상호 장점만을 수용한 것으로 동일 핀수의 QFP와 비교해 반도체 패키지가 차지하는 공간을 60%까지 줄일 수 있으며 전기적·열적 수행능력도 40%까지 향상됨은 물론 300핀 이상의 다핀으로 갈수록 비용면에서도 유리하다.
이에 따라 반도체 칩과 패키지의 크기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얇고 작은 CSP(Chip Scale Package) 기술이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이 기술은 반도체의 소형·고속·고집적화 추세에 힘입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각종 CSP 기술 가운데 하나가 MLP(Micro Leadframe Package) 기술이다. MLP는 기존 플라스틱 패키지의 주재료인 리드프레임과 에폭시몰딩콤파운드를 사용해 만든 CSP의 일종이며 완제품의 크기가 4×4㎜ 수준으로 새끼손톱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이 패키지는 뛰어난 열방출 능력을 지녀 실리콘 반도체 뿐만 아니라 특정 부위에서 집중적으로 열이 발생하는 갈륨비소(GaAs) 등 각종 화합물 반도체에까지 적용 가능하다.
MLP와 함께 마이크로BGA 기술도 차세대 패키지시장을 이끌어 갈 또 하나의 CSP 기술로 급부상하고 있다.
마이크로BGA 패키지는 기존의 리드프레임 대신 박막필름 위에 칩을 얹은 후 실리콘 소재로 이를 덮어씌우고 그 밑에 미세 구경의 원형 다리(Ball)를 접착시키는 매우 간단한 형태다. 따라서 이러한 첨단 패키지가 일반화될 경우 기존 반도체 조립공정에서 널리 사용돼 온 와이어 본더 및 몰딩 장비, 그리고 트리밍 & 포밍 장비 등은 더 이상 불필요한 제품이 돼 버린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최근 가장 유력한 차세대 고속메모리 기술로 부상하고 있는 다이렉트 램버스D램의 주력 패키지로 마이크로BGA가 채택됐으며 이에 따라 이동전화나 디지털 카메라 등 휴대형 정보통신기기에 한정돼 사용되던 CSP 기술은 PC나 워크스테이션 등 일반 컴퓨터 분야로까지 확대 적용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다이를 절단하지 않은 웨이퍼 상태에서 모든 조립과정을 마치는 「웨이퍼 레벨 패키지」도 차세대 CSP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까지의 반도체 조립공정은 웨이퍼를 각자의 칩으로 절단한 후 이뤄진데 반해 웨이퍼 레벨 패키지 기술은 말 그대로 여러 칩들이 붙어 있는 웨이퍼 상태에서 다이본딩, 와이어본딩, 몰딩, 트리밍, 마킹 등 일련의 조립공정을 마친 후 이를 절단해 곧바로 완제품을 만드는 형태로 패키지 제품과 기존 칩의 크기가 거의 동일하다. 따라서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마이크로BGA나 MLP 등 현재 선보이고 있는 CSP 기술보다 전체적인 패키지 비용을 더욱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최근에는 반도체 실장시 베어(Bare)칩을 기판에 직접 접착하는 플립칩 실장기술도 고속, 고밀도, 다핀화 추세를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패키지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플립칩 기술은 리드프레임이 없어 칩 사이즈가 곧 패키지 사이즈가 돼 세트의 소형·경량화에 유리하며 칩 밑면에 입출력 단자가 있어 전송속도도 선이 있는 패키지보다 20∼30배 빠르다. 일명 「선없는 반도체」로도 불리는 이 플립칩은 전자부품의 표면실장화 기술이 만들어낸 최상의 패키지 형태로 차세대 기가급 이상 메모리 반도체의 주력 패키지로 채택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트랜지스터·다이오드 등 개별반도체 소자(디스크리트) 분야에서도 표면실장부품(SMD)화가 급진전되고 있어 주목된다.
리드프레임형 제품은 수요가 정체 상태인 반면, SMD형 제품의 수요는 최근 크게 늘어 SMD형 공정이 리드프레임형 공정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주요 제조업체의 40∼50% 가량이 SMD형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신규 설비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디스크리트 생산업체인 광전자의 경우 리드프레임형의 가동률이 90%인 반면 SMD형은 풀가동하고 있으며 다음달께는 SMD형 트랜지스터의 생산능력을 월 1억5000만개에서 2억개 가량으로 늘리는 설비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며 한국전자 또한 SMD형 디스크리트의 생산비중이 전체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SMD형 디스크리트의 패키지 유형은 「Sot 23」과 「USM」 등이 있다. Sot 23은 리드프레임형의 패키지 유형인 「To92」에 비해 칩의 크기가 절반 이하 수준으로 한국전자의 제품을 기준으로 할 경우 가로 세로의 길이가 각각 2.9㎜ 1.3㎜이며 USM은 이보다 더 작은 가로 세로 길이가 2.0㎜ 1.25㎜인 제품까지 선보이고 있다. 높이 역시 To92가 3.7㎜인데 반해 Sot 23은 1.3㎜, USM은 0.9㎜로 경박단소화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디스크리트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 롬사의 경우 USM보다 더 작은 제품도 개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소자업체의 요구에 맞춰 단순제작만 해주던 반도체 패키지 산업은 최근 지속적인 기술 발전과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기술주도형 산업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반도체 패키지 기술의 발전 방향은 회로의 고집적화 추세에 따라 기존의 리디드 패키지(Leaded Package)가 지닌 실장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실장기술의 개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반도체 패키지 분야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은 저항기나 세라믹콘덴서와 같은 일반부품의 SMD화를 더욱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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