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터넷 사기" 대책 급하다

 최근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사기가 극성이다.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싸게 판다고 해놓고 대금을 결제하면 공급자가 증발해 버리는가 하면 고가의 이동전화기 등을 무료로 주는 대신 운송비를 요구해 떼어먹는 사례도 빈번하다.

 또 「행운의 편지」와 같은 형식으로, 메일에 적힌 6명의 주소로 1000원씩을 보내면 몇 개월 안에 8억원을 벌게 해주겠다는 허무맹랑한 피라미드식 사기도 끊이지 않고 있다. 멀리 외국에 음란사이트를 개설해놓고 회원신청 때 받은 신용카드번호를 악용하는 것도 전형적인 사이버 사기의 하나다.

 이러한 사이버 사기는 한때 PC통신에서 극성을 부렸으나 PC통신업체들의 지속적인 감시와 사법당국의 대응으로 점차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인터넷 사기는 오히려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 사기는 PC통신과 달리 국내외 할 것 없이 자신의 홈페이지나 계정·메일 등을 쉽게 만들거나 발급받을 수 있는데다 사기수법도 점차 교묘해지고 있어 사법당국의 일반적인 수사로는 범인 색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때문에 인터넷에서 사기를 당할 경우 피해자들은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도 대부분 피해액수가 소액이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또 이를 신고하더라도 일선 경찰서에서는 일손이 달리고 소액사건이라는 등의 이유로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인터넷 사기는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고 심각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전자거래기본법 및 전자서명법이 오는 7월부터 정식으로 발효·시행될 경우 더욱 극성을 부리면서 전자거래의 안전성과 소비자의 신뢰에 치명타를 가하는 등 전자거래의 활성화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사이버 사기는 초기단계부터 철저히 응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검찰의 적극적인 대처가 우선 시급하다. 사이버 사기는 일반적인 사기사건이나 절도·강도행위보다는 피해대상이 넓고 상습적일 가능성이 많다는 점에서 검찰의 조직적인 대응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일례로 미국 FBI 컴퓨터범죄수사팀의 경우 웹쇼핑 사이트와 인터넷서비스제공(ISP)업체를 해킹해 10만여개의 신용카드번호를 훔쳐 재판매하는 범인에게 일반고객으로 접근, 수차례 카드번호를 사들여 믿을 만한 고객으로 인정을 받은 다음 마지막으로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의 흡연실에서 모두 10만개의 번호를 26만 달러에 사겠다고 유혹해 범인을 현장에서 체포하기도 했다.

 사이버 사기는 또 국경이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터폴과의 긴밀한 국제협력체제 구축도 시급하다. 이와 함께 발생빈도가 높은 사이버 범죄의 유형이나 통계, 대처방안 등을 만들어 일반에게 알리는 계몽활동을 병행하는 일도 피해예방 차원에서 중요하다.

 일반 소비자들도 쉽게 현혹되지 않는 안목과 식견을 가지는 일이 중요하다. 단지 값이 싸다고 해서 이를 맹신하는 것보다는 믿을 만한 쇼핑몰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또 지나치게 값이 싸거나 공짜로 물건을 준다고 유혹하는 경우 이는 거의 사기나 다름없는 것으로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또 사이버 사기를 당했을 경우 피해액이 아무리 적다고 해도 그냥 넘어가지 말고 적극적인 신고로 자신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 당국에서도 피해를 당한 사람들끼리 자발적·능동적으로 이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유인하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일선 단속기관에서도 사이버 사기는 정보사회 실현을 저해하는 암적 존재임을 중시, 피해액의 대소를 불문하고 범인을 끝까지 추적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처벌보다는 피해예방이다. 따라서 현행 처벌 위주의 법규제도 피해예방 위주로 점차 개선되어야 하며 소액·다수의 집단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방안 등이 모색되어야 한다.

 진정한 정보사회, 전자상거래 시대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는 지금, 횡횡하고 있는 사이버 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나 ISP업체, 사법당국 모두 경계를 늦추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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