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만 같아라.」
최근 소프트웨어 업계가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검찰의 단속 이후 달아오를 대로 달아 오른 시장. 소프트웨어 유통업체들은 최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올해 매출은 아무리 적게 잡아도 120% 이상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면 최근 특수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일단 올 상반기까지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다. 검찰의 단속이 적어도 7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검찰은 7월까지 정부부처와 투자기관을 점검한 뒤 단속의 방향을 다시 민간기업으로 돌린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하반기에도 단속이 지속된다는 예상을 해볼 수 있다.
문제는 강도높은 불법복제 단속이 끝난 뒤부터다. 소비자들이 단속을 하지 않아도 정품 소프트웨어를 사줄까.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들은 단속이 끝난 뒤에도 소비자들이 정품 소프트웨어를 계속 구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불법복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도리어 손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제는 단속으로 감정이 상한 소비자와 수혜자의 입장인 유통업계가 어떻게 정상적인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벌써부터 조사를 받았던 일부 기업의 경우 『단속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소프트웨어를 구매하지만 단속만 끝나면 다시 불법복제 제품을 사용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기도 한다.
또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고객이 불법복제로 적발되는 사례까지 나타나 입장이 난처해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소프트웨어 유통업체인 트라이콤의 대표이면서 소프트웨어재산권보호위원회(SPC) 회장인 김정 사장은 『일부 고객사들은 내가 SPC 회장인 것을 확인하고 「그동안 거래관계도 있는데 몇몇 제품 때문에 문제삼는 것은 심하다」고 항의하기도 했으며 우리 회사 제품은 앞으로 절대 사지 않겠다고 감정적으로 나오는 경우까지 있다』며 『강도높은 단속 이후 일부 고객사와 관계가 나빠진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부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들은 검찰이 단속의 방향을 빨리 민간기업으로 확대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는 어느 경우에나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다 유통업계가 불법복제로 인한 피해를 너무 오랫동안 참아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속 이후 정부와 교육기관의 구매 요청은 크게 늘었지만 민간기업의 구매 문의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며 『정부와 교육기관에 납품되는 제품은 특별할인 프로그램 등으로 일반 기업용에 비해 가격이 워낙 낮아 매출이 늘어도 실속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와 교육기관에 대한 단속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요를 확인한 소프트웨어 업계가 바랄 수 있는 생각이다.
하지만 불법복제 단속만을 요구하기에 앞서 소프트웨어 개발사와 공급업체가 정품 구매의 필요성을 충분히 홍보하고 교육 및 업그레이드 서비스 등을 강화해 불법 복제품을 쓰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으로도 손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또 최근 특수를 한철 장사의 기회로 삼아 한껏 매출을 올리기보다는 특별할인 프로그램 등을 도입해 복제품을 쓰던 사용자들에게도 정품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소프트웨어 유통업계가 긴 안목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시바삐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도 되새겨봐야 할 때다.
<함종렬기자 jyha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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