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관엔 사장만 41명"

 「한지붕 아래 가장이 41명」.

 삼성전관(대표 송용로)은 사장만 해도 41명으로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사장을 거느리고 있다.

 송용로 대표 외에 나머지 40명의 사장은 지난해 구조조정으로 탄생한 33개의 분사기업과 1개의 벤처기업, 6개의 소사장에서 배출된 것. 이 회사 임직원들은 거의 일주일에 한번꼴로 사내방송을 통해 새로운 사장의 탄생을 지켜봐야 했다.

 송 대표 이외의 40명의 사장은 똑같이 대외적으로 대표이사라는 명함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독립법인으로 혹은 기존 조직 안에서 경영활동에 대한 권한을 자체적으로 행사한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에서 사장이 되려면 25년 정도 걸리지만 이들 대부분의 사장은 10년에서 15년 정도 근무한 과·부장급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회사가 실시하고 있는 분사와 벤처기업, 소사장들의 개념 자체는 다르다. 분사는 기업의 사업부분을 쪼개 별도의 법인으로 독립시킨 기업이다.

 대표적인 분사업체로 생산공정 일부가 독립한 「영성전자(대표 조영민)」를 비롯해 사내식당과 차량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원기업(대표 임재근)」, 선적·통관·환금·수출입 등 물류관련업무를 담당하는 「로지피아(대표 최주식)」와 사내신문과 판촉물을 담당하는 「드림미디어(대표 권태현)」 등이 있다.

 벤처기업은 분사와는 달리 첨단 기술력을 보유한 소규모 사업으로 외부의 벤처자본을 활용한 회사다. 삼성전관은 시장환경에 탄력적인 대응과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중소기업형의 특성을 가지고 있고 기술력을 확보, 홀로서기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면 분사형태보다는 벤처기업으로 출범시키고 있다.

 LED사업팀의 45명으로 출발한 「빛샘(대표 강만준)」은 벤처기업 1호. 이 회사의 자본금 6억원 중에 19%는 삼성전관이, 10%는 창업투자사가, 나머지 71%는 전 종업원이 공동으로 출자했다.

 소사장제는 별도의 독립법인이 아니라 기존 조직의 일부공정이나 사업과 관련해 인사·예산·관리에 대한 권한을 자체적으로 행사해 평가받는 것이다. 현재 수원공장 브라운관 생산현장의 6개 제조파트(마스크·스크린·튜브·초소형·코팅·LCT)에 도입돼 6명의 과장을 사장으로 변신시켰다. 이 회사는 생산현장에 적용한 소사장제를 확대 운영하기로 하고 오는 6월부터 제조간접부문 7개 파트에 적용할 방침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비대해진 기존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사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과감하게 분사 등을 실시한 데 따라 사장이 늘어났다』면서 『이들 사장이 자생할 수 있도록 경영지도 등 회사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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