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벤처기업 (170)

 나는 선인장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길가에 차를 세웠습니다. 키 큰 선인장 앞으로 나가자 제럴드가 조심하라고 했습니다. 사막에는 방울뱀이 많은데 물리면 약이 없다는 것입니다. 나는 긴장을 하면서 사방을 조심스럽게 살폈습니다. 그 곳에서 사진을 찍고 차 있는 곳으로 돌아올 때 정말 방울뱀을 발견했습니다. 뱀은 방울 소리를 내지도 않고 대가리를 든 채 소리없이 지나갔는데, 언뜻 보아서는 직선으로 가는 것이 아니고 몸 옆으로 가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옆으로 갈 수는 없었고, 그렇게 착시현상을 일으킬 만큼 몸을 틀었던 것입니다. 왜 방울 소리가 나지 않느냐고 제럴드에게 물으니까 소리가 나게 해 주겠다고 하면서 돌멩이 하나를 집어 뱀에게 던졌습니다. 그러자 뱀은 더욱 빠르게 몸을 움직이면서 방울 소리를 내었습니다. 방울 소리라기보다 찌륵찌륵 하는 이상한 소리였습니다. 그것이 꼬리에서 난다고 하니 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나는 소름이 끼치는 것을 억제하며 그 뱀이 사라져간 모래 언덕을 한동안 바라보았습니다.

 우리는 사막 깊숙이 있는 온천에 도착했습니다. 사막에서 뜨거운 지하수가 나오는 것을 동양인, 정확하게 말하면 일본사람이 개발해서 상품화시킨 것이었습니다. 사막길을 오는 동안 차를 전혀 볼 수 없었는데 그곳에 오자 몇 대의 승용차와 레저차가 보였습니다. 레저차란 버스같은 차에 침실이 있고 주방 시설이 구비된 차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몇 사람의 일본인과 미국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일본인들은 비교적 젊은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본토 발음의 영어를 하는 것으로 보아 미국 이민 2세들로 보였습니다. 그들 역시 일본말보다 영어를 더 잘하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인들은 주로 늙은 부부들이었습니다. 늙은 부부들이 그렇게 여행을 하는 모습은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좀 쑥스러운 말이지만, 나도 훗날 당신과 결혼해서 늙으면 저들처럼 함께 여행을 다녀야지 하는 생각을 하였답니다.

 우리는 탈의실에서 옷을 벗고 수영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 그리고 온천장으로 갔습니다. 온천장은 둥글게 원형으로 되어 있었는데, 지붕 가운데가 유리로 되어 있어 하늘이 올려다 보였습니다. 뜨거운 물이 계속 쏟아져 나와 그것이 한쪽으로 흘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나간 물은 밖에서 커다란 연못을 형성했습니다. 이런 것이 한국에 있다면 그 일대가 관광지가 될텐데, 이곳은 온천에 대한 개념이 없는지 온천장 하나가 있을 뿐 다른 유락시설은 없었습니다. 물론, 음료수와 술 그리고 간단한 음식을 파는 식당과 휴게실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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