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주최하는 「사이버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사이버 월드컵」은 인공지능을 갖춘 3D 캐릭터(아바타)가 선수 역할을 하는 인터넷상의 가상 국제축구대회로 최근 「한반도정보화추진본부(본부장 정호선 의원)」가 「2002년 사이버 월드컵대회 추진위원회(가칭)」 구성에 나서면서 가시화됐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정보화추진본부 회의실에서 열린 2차 추진위 회의에는 이 아이디어를 제안한 박종만 아담소프트 사장을 비롯한 SW개발사 관계자, 오근수 삼보정보통신 사장, 권성문 한국종합기술금융(KTB) 사장, 스포츠 마케팅 전문회사인 SMI코리아의 신성은 부사장 등 2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박종만 아담소프트 사장이 발표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올 하반기 사이버 월드컵을 위한 게임개발에 착수, 내년 말 완성할 예정인데 게임개발비로 총 20억원이 투입된다. 완성된 게임은 오는 2001년 상반기에 시범서비스를 거친 후 하반기부터는 정식서비스를 시작하며 2002년 6월 실제 월드컵 개막에 앞서 「사이버 월드컵」 본선대회를 열 계획이다.
대회추진위는 이 사업이 정보·지식사회로 상징되는 21세기 첫번째 월드컵대회를 기념하는 국제적인 이벤트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게임을 모태로 캐릭터·음반·영화 등을 상품화, 전세계 사이버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파생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계획은 대부분의 참석자들로부터 일단 「좋은 아이디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한국이 사이버 월드컵의 주최국이 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장애물도 적지 않다는 것도 확인됐다.
우선 사이버 대회이긴 하지만 「월드컵」이라는 명칭을 쓰려면 국제축구연맹(FIFA)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박세직)는 사이버 월드컵 추진위에 공문을 보내 『FIFA는 월드컵과 관련된 모든 지적·상업적 재산권을 사전승인 없이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비롯 모든 미디어를 통한 마케팅 권리까지 독점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주지시켰다. 또한 2002년 월드컵을 소재로 한 게임 역시 이미 미국의 EA스포츠사가 FIFA의 마케팅 대행사인 ISL을 통해 독점계약을 맺은 상태라는 것이다.
FIFA 이외에 또 한가지 중요한 장애물은 국내 개발사들의 축구게임 기술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국내 개발사가 독자적으로 축구게임을 개발한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과연 1년반 만에 EA나 세가의 제품을 능가하는 축구게임을 만들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대해 박종만 사장은 『향후 게임기술은 캐릭터를 얼마나 정교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하고 『이 분야에 관한 한 국내업체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97년 말부터 온라인 머그 축구게임을 개발해온 벤처업체 드림볼의 부원영 사장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축구게임은 외국에서도 상용화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연내에 드림볼이 개발한 게임을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권성문 KTB 사장은 『사이버 월드컵이 시장창출 가능성은 분명히 있으나 궁극적으로 국제경쟁력이 있겠는가를 면밀히 검토한 다음 구체적인 사업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본 정호선 한반도정보화추진본부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주창한 로봇축구대회가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점을 강조하며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가치와 가능성이 있는 일』이라는 말로 이날 회의를 정리했다.
한국이 주최하겠다는 사이버 월드컵이 요란한 말잔치로 끝날지 아니면 아이디어를 뒷받침할 기술과 기획능력을 확보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벌써부터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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