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송출장비업체, 디지털 지상파방송 시장 참여 "각개약진"

 국내 디지털 지상파방송 개시를 앞두고 관련사업 참여여부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던 중소 송출장비 제조업체들이 최근 들어 활로 모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 NEC, 미국 해리스 등 선발 외국 장비공급사들이 내수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데다 국내 굴지의 정보통신 대기업인 LG정보통신도 KBS와 공동으로 제품개발에 성공, 시장쟁탈전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중소 송출장비 공급업체들도 그동안의 관망세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사업방향을 잡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디지털 지상파방송용 송출장비시장 진출의사를 표명한 업체는 삼양통신·진명통신·진한통신·삼화전자통신·한국전자진흥 등 5개사다. 이들은 당초 독자적으로 제품을 개발해 이 시장에 참여할 방침이었으나 현재의 시장환경을 감안할 때 독자개발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판단, 대부분 주요 부품을 아웃소싱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업체는 아예 디지털 지상파방송용 송출장비 개발을 포기하고 사업규모가 비교적 작고 틈새시장인 디지털중계기 분야로 주력사업을 바꾸는가 하면 일부는 관련시장의 동향을 더 지켜본 뒤 사업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신중론으로 돌아서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삼양통신·삼화전자통신·진한통신 등은 기본적으로는 독자모델로 관련시장에 진출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현재 자사기술로 개발이 어려운 모듈레이터 등의 장비는 아웃소싱한다는 전략이다. 삼양통신은 파워앰프·필터 등은 독자기술로 개발하되 모듈레이터는 LG정보통신이 개발한 제품을 채택해 내년 상반기에 제품을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화전자통신·진한통신 역시 궁극적으로는 내년 하반기경 독자모델을 출시한다는 방침 아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추진중인 「지상파 디지털TV방송시스템」 개발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앰프 등은 독자기술로 개발하는 한편 독자기술로 개발이 어려운 모듈레이터는 LG정보통신이나 외국 장비업체 제품을 아웃소싱할 방침이다.

 진명통신은 독자모델 출시를 포기하는 대신 캐나다 락칸사의 관련장비를 국내에 공급키로 결정하는 한편 LG정보통신과 협력관계를 체결, 디지털중계기 분야에서는 독자사업을 펼치는 등 틈새시장을 공략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전자진흥은 당분간 시장동향을 더 지켜보기 위해 사업참여 여부결정을 잠정 보류하고 당분간 무선통신(RF) 응용분야의 사업에 주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내년께 시장 수요가 확대될 경우 ETRI 등과의 공동개발을 통해 관련사업에 참여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방침 선회는 이들 업체가 그간 독자적인 기술개발을 추진하며 한계를 절감한 때문』으로 풀이하고 『앞으로 선발 외국업체와 국내 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한 중소업체들의 몸부림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위년기자 wn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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