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할 수 없는 중독세대들의 이야기. 「트레인스포팅」의 원작자 어빈 웰시의 작품을 영화화한 「케미컬 제너레이션」은 제목이 암시하듯 통제할 수 없는 젊은이들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넘친다.
「케미컬 제너레이션」이란 어빈 웰시가 자신의 작품에서 마약과 축구 등에 미친 젊은 세대들을 일컬어 표현한 말. 영화가 담고 있는 세가지 이야기의 공통점은 섹스와 마약, 축구라는 키워드와 함께 화가 날 정도로 무례하고, 때로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적나라하고 퇴폐적인 감수성이라는 것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거칠고 극단적인 감수성이 바로 「케미컬 제너레이션」의 가장 큰 매력이다.
첫번째 에피소드 「똥파리 보브」는 낙오자로 사는 인생의 극단적인 단면을 보여준다.
보브 코일은 헛발질로 동네축구팀에서 쫓겨나는 날, 섹스를 방해받고 싶지 않은 부모에게서 『더이상 같이 살 수 없다』는 선고를 받는다. 그는 애인과 같이 살 생각을 하지만 애인 역시 섹스에 소질이 없는 보브를 차버린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얼간이 조니」의 이야기. 조니가 만삭인 아내와 결혼하던 날. 친구들은 신부의 화려한 남자 경력을 들먹이며 조니를 비웃는다. 얼마 후 조니의 아파트 위층으로 래리가 이사오자 조니의 인생은 더욱 비참한 나락으로 빠진다. 래리는 뻔뻔스럽게 조니의 모든 것을 빼앗는다. 래리가 자신의 아내와 격렬한 정사를 벌이고 있을 때도 조니는 멍청히 아기를 어르고 있을 뿐이다. 결국 래리와 아내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쫓겨난 조니는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려 하지만 만삭이 된 채 래리에게 채인 아내가 다시 조니를 찾아온다.
세번째 에피소드는 「멋짐이 코코」. 결혼해달라고 조르는 예쁜 여자 친구가 있지만 코코 브라이스의 관심은 오직 축구 뿐이다. 어느날 코코는 환각제에 취해서 천둥과 번개를 맞고 병원에서 태어난 아기와 영혼이 뒤바뀐다.
최근의 젊은 감독들의 영화가 그렇듯 「케미컬 제너레이션」에서도 음악은 영화를 설명하는 제2의 언어다. 뛰어난 선곡과 음악적인 배치는 이 영화가 지닌 퇴폐적인 감수성을 더욱 자극한다. 첫 영화 데뷔전을 치른 폴 맥기건의 거침없는 재능에 눈길이 가지만 폭력과 섹스, 알콜과 마약을 젊은이들의 언어로 대변한다는 것이 아직 우리에게는 낯설다.
<엄용주·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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