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커 자판기 특소세 폐지 확실시 내수.수출 확대 "걸림돌" 제거

　스티커 사진 자판기에 부과했던 특별소비세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자판기업계와 세무서가 1년여 동안 벌여온 길고 긴 줄다리기에서 법원이 자판기업체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서울 행정법원은 스티커 사진 자판기 제조업체인 삼원사진기기가 낸 특소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를 판결했다.

　이번 서울지법 판결에 따라 한보전기를 대표로 금호정보통신·세아물산·LG산전·현대세가 등 14개 업체가 부산지법에 제기한 행정소송도 조만간 원고 승소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고등법원에 항소할 경우 재판 결과를 두고 봐야 하겠지만 보통 납세자가 승소할 경우 지방법원 판결 결과를 따르는 관행을 고려할 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자판기 특소세 논란은 막을 내릴 전망이다.

　자판기업체는 이같은 결과에 반기는 분위기다. 자판기 특소세가 자판기시장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스티커 자판기시장은 제조업체만 20여개에 육박할 정도로 최대 호황을 누렸다. 어림잡아 8500∼9000대가 판매됐으며 시장 규모만도 전체 자판기시장에서 40∼50% 정도를 차지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에도 불구하고 자판기업체 수익성에 가장 크게 기여한 효자상품이었다.

　하지만 특소세 부과 이후 스티커 자판기시장은 큰 타격을 받았다. 물론 히트상품 성격인 스티커 자판기 수요가 주춤한 것도 원인이 있지만 특소세도 이에 못지 않게 자판기시장 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자판기 대당 가격이 700만∼800만원 수준인데 여기에 특소세를 30% 부과하고 교육세·농지세 등 다른 세금까지 감안할 때 가격은 1200만원대 이상으로 껑충 올라간다.

　이에 따라 자판기업계는 『스티커 사진 자판기는 일반 렌즈를 통한 광학적 방식으로 고체촬상소자(CCD)카메라·PC·컬러프린터를 이용한 첨단 컴퓨터기기이며 이를 고급 사진기로 분류한 것은 잘못』이라며 특소세 부당성을 주장해 왔다.

　더욱이 자판기업체는 국내 기술을 기반으로 국산 부품과 시스템을 사용해 자체 개발한 유망 수출 품목임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문제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번 서울지법 판결로 이같은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 국내 스티커 사진 자판기시장에 적지 않게 영향을 줄 전망이다.

　최근 스티커 사진 자판기시장이 포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지난해와 같은 「최대 호황」을 누리긴 힘들겠지만 제도적인 규제가 풀렸다는 측면에서 직·간접적으로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물론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여기에 이를 응용한 스티커 자판기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여 특소세 취소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자판기시장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는 앞으로 내수와 수출에서 올 1·4분기와 비교해 적어도 50∼100% 이상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자판기공업협회 측은 『경기 불황과 스티커 사진 자판기 포화라는 악재가 있어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업체의 오랜 숙원이자 가장 큰 골칫거리 하나를 해결해 자판기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