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테이프제작사들의 모임인 한국비디오협회가 지난 20일 창립총회를 갖고 정식 출범했다.
협회는 앞으로 불법비디오물 근절을 위한 홀로그램사업과 비디오대여점 및 유통사·배급사의 권익보호 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칠 방침이다. 특히 자발적인 비디오등급 심의와 프로테이프산업 육성을 위한 진흥기금 조성 및 육성책 등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협회는 이를 위해 이사회 및 사무국 구성 등을 서두르는 한편 창립총회에서 선임된 15개 회원사로 구성된 이사진을 통해 곧 협회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문화관광부 산하 비디오 관련단체는 한국영상음반협회(회장 임정수)와 한국영상음반유통업협회(회장 진석주)·한국비디오협회 등 3개 단체로 늘어나 산업별로 특성에 맞는 육성책을 마련하기가 훨씬 용이해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업계의 기대와 달리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비디오직배사들의 목소리가 제도권 안에 그대로 투영될 수 있고 이해관계에 의해 이들 민간단체간 알력이 심화될 소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영상음반협회는 정부가 비디오협회의 단체등록을 받아들여선 안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를 골자로 한 대정부 건의문을 준비중에 있고 영상음반유통업협회도 비디오협회의 회원자격 범위가 유통업협회의 회원자격과 중복되는 등 협회 성격이 매우 모호하다며 경계의 눈초리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업종별 단체설립의 근거로 삼고 있는 배급업과 제작업의 사업경계가 애매할 뿐만 아니라 비디오 수입업자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단체를 산별단체로 인정한 전례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일부 관계자들은 국내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음반업계와는 달리 외국 메이저사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비디오업계의 현실에 비춰 볼 때 비디오협회가 「태생적 한계로 인해 매판자본의 논리를 양산하는 단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기까지도 한다.
그러나 일부 협회와 업계 일각의 이같은 주장은 한편으로는 기존 협회의 존립 및 위상문제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불법비디오물 단속과 수입비디오물 내용확인 등의 업무 관할문제는 이들 단체의 사활이 걸려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이와 관련 비디오협회는 정식으로 단체설립 인가가 나면 이들 업무를 이관받겠다는 입장인 반면 영상음반협회는 이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수입비디오물 내용확인 발급문제는 협회의 재정 자립과도 맞물려 있어 양측의 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비디오협회의 자리매김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의 시각뿐만 아니라 이사진 및 사무국 구성문제를 놓고 회원사간의 이견이 적지 않은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15개 회원사로 돼있는 이사진을 늘려야 한다는 회원사의 주장이 잇따르고 있고 사무국장도 낙하산식이 아닌 공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회의적인 시각을 어떻게 불식하고 자리매김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갓 출범한 비디오협회의 최대 과제가 되고 있다.
한편 지난 20일 선임한 비디오협회의 이사진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강상수 세음미디어 부회장 △김인식 우일영상 사장 △정익훈 스타맥스 사장 △이제명 새한 사장 △임혜숙 브에나비스타 사장 △김정상 20세기폭스 사장 △권혁조 컬럼비아트라이스타 사장 △박동준 CIC 사장 △이호성 영성프로덕션 사장 △정훈 챔프영상 사장 △허대영 베어엔터테인먼트 사장 △이정수 새롬엔터테인먼트 사장 △김찬식 종합프라자 사장 △조동구 동우영상 사장 △신영우 신영디지탈 사장
<모인기자 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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