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2중층 콘덴서는 알루미늄전해 콘덴서 등에 비해 체적당 용량이 1000∼1만배 크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어 2차전지의 대체전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도 백업용 전원이나 태양전지를 병용하는 야간식별기, 완구 전원용 등으로 2차전지에 가까운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또 니켈수소 2차전지, 니켈이온 2차전지 등에 비하면 전기2중층 콘덴서에는 급속히 충전할 수 있고 대전류 방전도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온 전기2중층 콘덴서는 중량에너지밀도가 최대의 경우라도 약 1Wh/㎏으로 일반 2차전지의 50분의 1에서 100분의 1 정도이기 때문에 용도가 극히 제한돼 있다.
이같은 약점을 어느 정도 보완한 전기2중층 콘덴서가 최근 일본에서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오카무라연구소와 파워시스템이 공동으로 개발, 지난달 샘플 출하하기 시작한 「PSL」과 「PSA」가 그것으로 중량에너지밀도가 각각 4.3과 6.5Wh/㎏로 기존 제품의 5∼10배나 된다.
게다가 이들 두 회사는 중량에너지밀도가 8.4Wh/㎏인 차기 제품의 시험 제작까지도 마친 상태인데, 올 하반기에는 상품화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전기2중층 콘덴서는 마주보는 활성탄전극 사이에 액체 전해질을 채운 상태에서 활성탄전극과 전해질의 경계에 생기는 전기2중층으로 전하를 축적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PS시리즈는 이 활성탄전극의 제작방법을 변경하는 방법으로 중량에너지밀도를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활성탄전극은 일반적으로 알루미늄막에 활성탄을 도포한 후 감아 만드는데, PS에서는 활성탄에 폴리테트라프루오에틸렌을 섞어 얇게 가공한 후 알루미늄막과 함께 감아 제작한다.
이 결과 내부 저항이 올라가 중량에너지밀도가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오카무라연구소는 이 PS 시리즈의 용도로 특히 하이브리드자동차용 전원을 주목하고 있다.
전기2중층 콘덴서는 일반적으로 충방전사이클수명이 길고, 파워밀도(자동차의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얼마나 짧은 시간에 에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가 높은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사실 전기2중층 콘덴서를 2차전지와 결합해 하이브리드자동차에 탑재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같은 병용 실험에서는 가속 등에 필요한 대전력은 콘덴서로부터 출력하고, 2차전지로는 콘덴서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렇게 함으로써 2차전지의 충방전 부하를 줄여, 결과적으로 수명을 늘릴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짧은 시간에는 2차전지보다 전기2중층 콘덴서가 더 큰 전력을 출력할 수 있다.
오카무라연구소도 하이브리드자동차용 전원 실험을 벌이고 있지만 2차전지를 사용하지 않고 내연기관과 전기2중층 콘덴서만 사용하고 있다.
사이클수명 등에서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 중량에너지밀도만 2차전지 수준으로 높이면 단독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샘플출하된 PS 시리즈는 하이브리드자동차의 단독 전원으로는 무리가 있다.
현재 자동차업계서는 전기자동차나 하이브리드자동차용 2차전지의 조건으로 출력 30㎾의 모터를 약 1분 구동할 수 있는 힘을 요구하고 있다.
이 조건에 맞추려면 예컨대 파워밀도가 400W/㎏정도인 니켈수소2차전지의 경우 70㎏ 이상을 탑재해야 한다.
이에 반해 PSL의 경우는 파워밀도가 300W/㎏이어서 100㎏ 이상의 콘덴서를 탑재해야 한다. 무게가 100㎏을 넘는 전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오카무라연구소가 이미 시험제작을 마친 차기 제품은 단독 전원으로 가능성이 충분하다. 파워밀도가 1300W/㎏으로 높아 탑재하는 콘덴서 무게가 25㎏ 정도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차기 제품도 가격에서는 문제를 안고 있다. 시험 제작 단계임을 감안해도 가격이 개당 3만∼5만엔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보급이 가능하려면 적어도 현재 가격의 100분의 1 수준인 300∼500엔으로 내려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오카무라연구소측은 이에 대해 「전기2중층 콘덴서를 탑재한 하이브리드자동차가 실용화돼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면, 양산효과에 따라 가격이 크게 떨어져 300엔은 무난히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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