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킬러 애플리케이션 (11);킬러앱 (7)

 따라서 무어의 법칙은 「18개월마다 처리능력은 두 배로 늘고 가격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즉, 18개월마다 동일한 가격에 두 배의 성능을 얻는 셈이다. 다시 말하면 똑같은 성능을 절반 가격에 얻는다는 원리로 매우 단순하지만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지닌 방정식이다.

 만약 헨리 포드가 1년6개월마다 내부연소기관의 성능이 두 배로 늘어나지만 값은 더 오르지 않는다고 예견했다고 해보자. 지금쯤 우리는 점심 먹으러 달나라에 다녀올 수 있는 자동차를 몰고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정도 성능의 차량엔진도 맥도널드 햄버거 가격이면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컴퓨터 설계자인 고든 벨에 따르면 무어의 법칙은 지난 30년 동안 대단히 정확하게 맞았으며 앞으로 최소한 또 다른 5∼7세대의 프로세서에서도 유효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의 가장 값비싼 PC에서도 펜티엄 프로세서는 소매가로 100달러 이하에 불과하다.

 무어의 법칙은 (약간 다른 이유로) 또한 컴퓨터 메모리와 데이터 스토리지 장비 등 여타 디지털기술 부문에도 적용된다. 전화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가 이동하는 속도를 나타내는 통신대역은 고속 광케이블과 위성, 그리고 무선통신기술 덕택에 유사한 개선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이들 기술은 모두 동일한 네트워크에서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과 관련된 모든 것들은 가혹할 정도로 빠르게, 더 작아지면서 값이 싸지고 있다. 휴대폰 부문의 컴퓨터는 2차대전중 사용된 모든 컴퓨터를 종합한 것보다도 더 강력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 1980년 1기가비트의 저장 비용은 수십만 달러에 달했으며 상당한 실내공간을 차지했다. 지금은 신용카드 정도의 크기로 줄었으며 비용도 200달러 미만이다.

 통신기술은 규제완화의 도움으로 이미 미국 내에서는 장거리 전화 가격을 붕괴시켰다.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 전문가 시스템, 그룹웨어 등 이전까지는 비경제적인 것으로 인식됐던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들은 저가의 컴퓨팅 파워와 메모리를 최대한 활용해 복잡한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순식간에 시장진입을 위한 수단을 확보하게 됐다.

 소비자 시장에서의 가격인하는 훨씬 피부에 와 닿는다. 지난 85년 PC는 약 3000달러에 첫선을 보였다. 지금은 1000달러 이하에 활용할 수 있으며 동시에 몇 배나 더 강력해졌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2억대의 컴퓨터가 있다. 좀더 세밀히 살펴보면 일반 가정에서도 100개 이상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발견할 수 있다. 무어의 법칙이 진전되면 커피메이커에 간단한 컴퓨터를 부착해 모닝커피 제작시간과 강도를 직접 프로그래밍할 수 있고 또한 비용도 거의 들지 않을 것이다. 여타 장치 내부에 실장된 이러한 칩은 총 60억개에 달한다.

 향후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모든 장치들은 칩을 갖게 될 것이다. 이 칩들은 현재 전력을 공급하는 선을 따라 연결되어 가정 안팎으로 통신할 수 있을 것이다. 전력회사에서는 매 순간 용도와 성능을 감시함으로써 부하의 균형을 맞추고 초과전력을 매매하는 한편 고객 및 여타 기업체에 귀중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커피메이커의 기능을 좀더 지능적으로 만드는 데서 출발했던 기술이 이제는 공공 유틸리티 부문에서 전적으로 새로운 산업모델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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