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IT산업 "격전 현장"을 가다 (6);종합고객관리시스템

 정보기술(IT)업체들이 새로운 유망주로 떠오른 종합고객관리시스템(CR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IBM을 비롯, 한국후지쯔·한국컴팩컴퓨터·한국HP·한국오라클 등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IT업체들은 최근 잇따라 CRM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신설과 인력확충에 나섰으며 세미나를 비롯한 각종 행사를 통해 붐을 조성하고 있다.

 이같은 외국계 IT업체들의 CRM 사업강화는 올들어 국내 기업들이 고객밀착 경영을 전개하기 위해 CRM 솔루션을 앞다퉈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권은 인수합병 및 구조조정을 단행한 이후 CRM 투자에 부쩍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통신서비스업체를 비롯한 대기업들도 선진 외국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에 대응해, CRM을 조속히 구축할 방침이다.

 CRM은 고객과 잠재고객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의 구매행동을 사전에 예측하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고객중심의 경영기법. CRM은 선진국에서도 이제 도입 초기 단계이며 전자상거래와 더불어 미래 IT환경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가트너그룹은 세계 CRM시장의 성장률이 오는 2002년까지 연평균 44%의 고속성장을 누릴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에서는 기업들의 IT투자가 확대될 올 하반기부터 CRM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IBM(대표 신재철)은 지난해 여름 미국 본사에서 「코아포인트테크놀로지」라는 CRM 전문 자회사를 설립한 것에 발맞춰 올초 「코아포인트코리아」라는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한국IBM은 이를 통해 본사에서 쏟아져 나오는 관련제품을 한글화해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영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컴팩컴퓨터(대표 강성욱)도 최근 CRM 전담 사업팀을 신설했으며 올 상반기에 자사의 CRM 솔루션을 미리 보여주는 전시관을 마련, 경쟁사와 차별화한 마케팅을 전개할 방침이다.

 한국HP(대표 최준근)는 한국SAS·프라임리스폰스 등과 연합해 공동 개발한 「클로징 더 루프」라는 CRM 솔루션을 앞세워 금융·통신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HP는 이 공동 솔루션에 하드웨어와 구축컨설팅을 제공하며 한국SAS와 프라임리스폰스는 각각 데이터웨어하우스 툴과 운영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한국후지쯔(대표 안경수)는 올초 「CRM비전」 「커머스비전」 「세일즈포스비전」 등 고객관리 전반을 망라한 솔루션을 발표, 시장경쟁에 가세했다. 한국후지쯔는 앞으로 본사의 솔루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전담인력의 확충, 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금융기관에 대한 수주영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유니시스(대표 조완해)도 일찌감치 지난 97년부터 CRM의 초보단계인 데이터웨어하우스 솔루션개발센터를 운영해온 데다 지난해 국내 은행에서는 처음으로 하나은행에 CRM을 구축한 경험을 내세워 금융기관과 통신업체를 파상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CRM시장을 향한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행보도 한결 빨라졌다.

 한국오라클(대표 강병제)은 지난달 말 대규모 CRM 세미나를 개최하고 자사의 CRM 솔루션이 영업 및 마케팅, 판매보상관리, 서비스 및 고객지원, 콜센터 자동화, 전자상거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등을 포괄한 업계 유일의 통합 솔루션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한국오라클은 예비 경쟁사인 SAP코리아를 겨냥한 듯 「SAP R/3」 ERP에 자사의 CRM을 결합한 통합 솔루션을 올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을 발표, 기선제압에 나섰다.

 이에 맞서 SAP코리아(대표 최해원)는 올 상반기 안으로 영업자동화(SFA), 비즈니스웨어하우스(BW), 전자상거래 등을 묶은 「SAP CRM」을 출시해 기존 ERP 고객사를 중심으로 CRM 공급을 적극 추진하고 한국오라클보다 먼저 성공적인 구축사례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SAP코리아는 올초 10여명의 인력으로 CRM을 포함한 신규사업 전담부서를 신설했으며 관련인력도 대거 확충할 예정이다.

 한국SAS(대표 안무경)는 CRM시장에서의 높은 지명도와 IT솔루션, 시스템통합(SI)업체들과의 폭넓은 협력관계를 발판으로 올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 시장주도권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은행·카드·보험 등 금융분야는 물론 유통서비스·통신분야에서도 프로젝트를 활발히 수주해 총 매출목표 120억원 가운데 50억원 이상을 CRM분야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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