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조공정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유독가스 및 화합물에 대한 세계적인 환경 규제가 더욱 강화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국내 반도체업계가 적극적인 환경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최근 반도체업계 및 협회는 향후 불어닥칠 반도체 분야 환경규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제조공정 중 발생하는 과불화화합물(PFC)과 웨이퍼 세척 및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산성계 화합물 및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등에 대한 기술적 대응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아래 정부차원의 관련 개발 프로젝트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협회는 지난 1월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99년 청정생산기술사업 신규사업 시행계획」에 따른 관련 개발 프로젝트 사업에 적극 참여한다는 기본 방침을 세우고 구체적인 사업기획안을 작성, 공청회 과정을 거친 후 사업 담당기관인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 공식 제출할 방침이다.
반도체협회가 마련한 사업기획안은 향후 5년간 소자업체와 장비 및 재료업체가 공동으로 대체물질 및 사용량 저감 기술의 개발과 재활용, 사후처리 방안에 대한 연구를 위해 정부지원금을 포함해 연 80억원 가량을 반도체 청정공정 기술개발에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이 사업은 반도체 장비 및 재료업체들의 부담을 줄이고 국산 개발 장비의 판로를 보장한다는 취지 아래 정부와 소자업체가 개발 추진 사업비를 분담하는 중기거점기술 개발사업의 형태로 추진될 예정이다.
반도체협회는 최근 반도체 분야 청정기술 개발 연구기획사업안에 대한 2차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사업기획안의 최종 검토작업에 착수했으며 정부와 협의를 거쳐 늦어도 오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러한 국내 반도체업계의 환경 대응노력은 향후 열릴 기후변화협약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인 한국에 대해서도 반도체 관련 유해물질의 감축 목표 설정 및 규제 참여 요구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제조과정 중 에칭과 화학적 증착(CVD) 공정에 주로 사용되는 PFC를 비롯해 웨이퍼 세척에 사용되는 황산·염산·질산 등 독성 화학물질과 아세톤·톨루엔 등 산성계 화합물, 반도체 노광 공정의 솔벤트, 아황산가스 등에서 발생하는 VOC는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주요 규제 대상 물질들이다.
이에 따라 미국·일본 등 반도체 선진국들은 환경 관련 기술개발이 향후 반도체 업종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판단 아래 환경기술 개발에만 매년 1000억달러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으며 후발 경쟁국인 대만도 국가 연구기관인 CISH와 ITRI 등을 동원, PFC 및 반도체 환경관련 대응 기술 개발을 추진중이다.
반도체협회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반도체업계의 환경 관련 기술 상황은 매우 열악한 수준이며 따라서 정부의 주도아래 반도체 관련 업계가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반도체 환경 분야 중장기 개발 프로젝트의 추진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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