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유선사업자, 전송망 다각화 바람

 중계유선 사업자들이 그간 한전의 전력주를 전송망시설로 활용하던 데서 벗어나 직접 자가주를 설치하거나 통신사업자의 관로를 활용하는 등 새로운 전송망 구축방식을 모색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간 중계유선 사업자들은 대부분 한전의 전력주를 활용해 전송망을 구축해 왔으나 한전주 무단 점유로 인한 한전측과의 빈번한 마찰, 오는 8월부터 시행되는 전력주 사용료 징수 등 요인으로 전송망 설치여건이 점차 힘들어지자 직접 자가주를 설치해 전송망을 구축하거나 한국통신의 관로를 적극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조성된 신도시지역의 경우 한전이나 한국통신이 도시 미관을 위해 대부분 시설을 지중화함에 따라 중계유선 사업자들 역시 전력주나 통신주 대신 통신사업자의 지하관로를 임대해 쓰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강서지역 중계유선 사업자인 강서유선방송은 그간 한전의 전력주를 사용해오다 작년부터 관할사업 구역내에 자가주 설치작업을 본격 추진, 현재 1500여개 정도의 자가주를 설치, 운용하고 있으며 자가주를 설치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선 한전주와 한국통신의 통신주를 활용하고 있다.

 일산·고양·원당 등의 지역 중계유선 사업자인 고양유선은 일산 신도시지역까지 방송권역을 확대하기 위해 작년부터 일산 신도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로등 시설을 이용해 전송망을 구축해 왔으나 최근 들어선 한국통신과 관로 이용계약을 체결, 전송망을 지중화하고 있다.

 대전·부산·광주 등의 지역을 중심으로 중계유선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중앙유선 역시 대전 등의 지역을 중심으로 자가주를 집중 설치해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계유선 사업자는 아니지만 중계유선에서 케이블SO로 전환한 성남방송의 경우도 분당 신도시지역에 대해 한국통신의 관로를 활용해 전송망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일부 중계유선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이같은 전송망 구축방식이 계속 확산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주당 10만∼15만원 가량에 달하는 자가주 설치비용 이외에도 중계유선 사업자가 기존의 한전주나 통신주 옆에 자가주를 별도로 설치하거나 가로등 시설을 이용하는데 대해 서울시나 지방자치단체들이 대체로 「도시 미관」과 「안전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데다 통신사업자의 관로 활용 역시 일부 지역에 한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같은 제약 조건들로 인해 대부분의 중계유선 사업자들이 한전주를 저렴하게 임대해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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