電柱 임대료 8월부터 징수

　한국전력의 전주 사용이 오는 8월부터 합법화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전주의 임대사용을 명문화한 「전기사업법」과 「정보화촉진기본법」이 오는 8월9일부터 발효됨에 따라 그간 중계유선사업자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무단 점유해 온 한전주 사용이 8월부터 합법화되고 사용료도 지불해야 하는 체제로 바뀐다. 이에 따라 한전이 앞으로 통신사업자나 중계유선사업자들에게 한전주를 통신 및 방송용으로 임대하는 조건으로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징수할지가 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한전은 내부 공가설치 기준에 의거해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측에 본(本)당 연 3만2000원 정도의 사용료를 받고 있으며, 「한전주를 무단 점유하고 있는」 중계유선측에 대해서는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은 오는 8월부터 한전주 임대가 공식화됨에 따라 이르면 5월중 공가설치 기준을 마련, 8월 전에 외부에 공개하고 한전주 사용료도 외부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해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공가설치 기준이 마련되면 규격에 미달되는 중계유선설비나 통신설비에 대해서는 철거 및 정비를 명하고, 새로 설치되는 장비에 대해서는 공사일정 및 설치내용 통보, 한전의 실사과정 등을 거쳐 적법하게 설치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한편 한전이 한전주 사용료를 8월부터 징수할 방침임에 따라 향후 한전측과 중계유선 및 통신사업자간에 사용료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재 60만본에 달하는 한전주를 사용중인 것으로 알려진 중계유선사업자들은 현재 한전이 하나로통신 등 통신사업자들로부터 받고 있는 사용료가 너무 비싸다며 이를 대폭 낮춰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계유선측은 현재 한국통신에서 외부 사업자에게 통신주 한본당 월 180원 가량을 받고 있다며 한전주 사용료도 대폭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계유선사업자들의 이익단체인 한국유선방송협회측은 외부 기관에 「전주에 대한 중계유선 공가설비 산정」 용역을 줘 합리적인 가격을 산정한 후 한전측과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한전측은 『한국통신의 통신주 사용료가 아주 오래 전에 결정된 가격이기 때문에 그동안의 물가상승률도 반영하고 있지 못하며, 전주 높이도 통상 7∼8m인 통신주와 달리 한전주는 14m 이상 되는 게 많아 통신주와 비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