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진흥원이 6일 목동 방송회관에서 개최한 「한·독 통일방송 국제 세미나」에서 방정배 언론학회장(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은 주제 발표를 통해 『남북방송 교류 증대에 앞서 남한방송의 민주화와 다원화가 선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 교수는 『지난 50년 동안 북한의 열등한 방송을 비방한 남한방송이 북한방송을 닮아 비판 패러다임 대신에 비방방송 패러다임으로 자기 위상을 자리매김한 것이 남한방송의 현주소』라고 꼬집으며 남한이 자유민주적 체제와 방송의 민주적·다원적 질서, 프로그램의 비판성·중립성 등의 가치를 충실히 실천할 때 비로소 북한체제와 북한방송의 열등성 및 비민주성이 저절로 폭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 교수는 특히 남북 방송교류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결적 상호주의를 배격하고 북한방송의 개방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서 빈프리트 샤를라우 북독일방송국장은 「독일 통일에 대한 언론의 역할과 통일 후 방송의 변화」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통독 과정에서 TV 등 방송매체가 기여한 역할은 독일인들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며 서독의 텔레비전들이 동독에서 빠르게 성공을 거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뉴스, 정치관련 보도, 해외 특파원들의 보도가 갖고 있던 강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서독방송의 장점이 결국은 동서독 양측에 공통 인식을 창출했다는 주장이다.
샤를라우 국장은 『한국이 통일 등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일에 압도되지 않으려면 방송분야에서도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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