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잠머리컴퓨터(대표 주승환)는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 제작장비 기술에서 국내 최고를 자부하고 있다.
DVD분야는 이미 미국·일본·유럽 등지에서 DVD플레이어를 비롯, PC·카내비게이션용 DVD롬 드라이브, DVD미디어 등을 개발해 본격적인 시장경쟁 체제에 돌입했고 각종 시장 전문조사기관에서 미래 유망시장 가운데 하나로 손꼽는 분야. 그러나 국내에서는 독자적인 제품개발에 나서고 있는 곳이 극히 드물고 대기업들의 경우 2, 3년 전부터 DVD 관련기술을 습득하고 상품화를 저울질하면서 시장추이를 살필 뿐 본격적인 제품개발에 나서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는 이미 외국 유명업체들이 독자적인 제품을 개발, 가격경쟁이 치열한 상황이기 때문에 특화된 제품 없이는 실패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중소 벤처기업인 건잠머리는 제품개발과 양산체제를 완료, 수출시장 개척에 본격 나서고 있다.
지난 94년 6월에 설립된 건잠머리는 주력사업이던 CD롬 타이틀, 인터넷과 인트라넷 솔루션 등 멀티미디어사업 경험을 살려 지난 95년 말부터 DVD 제작장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시장 초기단계였지만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야만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주승환 사장(34)의 판단 때문이었다.
주 사장은 주력사업의 필수인력만 남긴 채 국내외에서 DVD 관련기술 전문가를 영입, 제품개발에 나섰고 지난해 6월 제품개발을 완료했다. 국내에서는 DVD 관련 제작장비 양산체제를 갖춘 곳이 극히 드물어 양산체제 구축에만 1년 가까운 시일이 걸렸다.
이 회사가 3년여 동안 20여억원을 투자해 마침내 결실을 맺은 것은 비디오, 동영상 등을 DVD타이틀로 제작할 수 있도록 영상을 압축하는 MPEG2 인코더와 디코더인 「엠펙리치(MPEGRich)」다. 「엠펙리치」는 미국 IBM의 리얼타임 풀 D1 칩을 사용하는 PCI 버스 제품으로 윈도NT에서 평균 15Mbps 이상의 전송률을 자랑하며 디지털 방식의 완벽한 화면을 지원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건잠머리는 평균 2만6000달러대의 판매가를 유지하고 있는 경쟁사 제품에 대응하고자 「엠펙리치」의 판매가를 외국 제품의 2분의 1 수준인 1만3000달러대로 책정하고 외국 유명 멀티미디어 관련 전시회에 제품을 출품, 활발한 수출상담을 벌이고 있다.
이미 국내에는 KBS·SBS·한국전자통신연구원·서울대학교 등 방송업계와 연구기관에 공급했고,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해 미국의 프로미디어·블로섬·비저블라이트, 독일 디메소, 중국 에이스사 등 5개 업체와 총 70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말에는 네덜란드 필립스사의 내부 제품 테스트 결과 경쟁업체인 옵티베이스, 퓨처텔을 제치고 유일하게 최종 테스트를 통과해 필립스와 최종 공급계약을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다.
필립스사를 대상으로 한 수출물량이 1000만달러의 규모이고 유럽·아시아·북미 등 20개 지역의 수입상과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한 상태여서 올 해 2000만달러 이상의 수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건잠머리측은 기대하고 있다.
주승환 사장은 『엠펙리치와 함께 이미 개발 완료한 DVD 저작시스템인 「DVD리치」 「SVCD 포맷(2/3D1)」을 지원하는 MPEG2 인코더인 신제품 「DVD2000」을 개발, 제품군을 다양화해 수출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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