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OS의 소스코드 공개

 최근 들어 세계적인 컴퓨터업체들이 핵심 소프트웨어(SW)의 소스코드를 잇달아 공개함에 따라 국내 개발업체들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SW개발시장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특히 이번 소스코드 개방 붐은 단순한 애플리케이션 수준에서 벗어나 컴퓨터 시스템의 핵심 SW인 운용체계(OS)부문까지 포함하고 있어 향후 그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PC OS의 양대 산맥을 형성해온 애플컴퓨터는 자사의 핵심 OS를 공개하기로 발표해 PC OS부문에서 기존의 「특정업체 독점」시대에서 「개방」시대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애플은 자사의 매킨토시 서버 OS인 「맥OS X 서버」의 소소코드를 일부 공개하기로 하는 한편 향후 데스크톱용 맥OS인 「맥OS X」까지 공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도 인터넷 응용 SW를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자바2 플랫폼」의 소스코드를 자사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이에 따라 자바기술 혁신과 이 제품을 응용한 상품개발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선은 이와 함께 마이크로프로세서인 「피코자바」와 「스파크」의 소스파일도 곧 공개키로 하는 등 회사 방침을 개방화로 완전 선회했다.

 대표적인 네트워크업체인 노벨 역시 최근 자사의 핵심 OS인 「넷웨어」의 소스코드를 일부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노벨은 넷웨어 구성요소를 컴포넌트화해 필요할 경우 새로운 프로토콜을 부가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웹서버에 필수적인 하이퍼텍스트 전송 프로토콜인 HTTP를 채택키로 했다.

 이러한 주요 업체들의 소스코드 공개 방침에 불을 지핀 것은 역시 대표적인 공개 SW인 리눅스다. 지금까지 중대형에서만 유닉스 대용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아온 리눅스가 일반 PC부문으로까지 확산됨에 따라 IBM·휴렛패커드(HP) 등 주요 업체들이 이에 대한 지원을 발표하고 있어 개방형 OS를 향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또한 인터넷의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카피레프트」, 즉 저작권 규제의 벽을 허물고 전세계인이 자유롭게 SW기술을 공유하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어 이번 주요 업체의 OS 소스코드 공개에 상당한 힘을 실어주고 있다.

 OS의 소스코드가 개방되면 그 파장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우선 SW개발업체들은 이 소스코드를 이용해 각사에 적합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개발업체로서는 일단 특정업체의 그늘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는 여지가 생긴데다 제품개발에 대한 투자분을 보호받을 수도 있다. 또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해당 OS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물론 이들 주요 컴퓨터업체가 핵심 소스코드를 개방키로 한 데는 자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 짙게 깔려 있다. 현재와 같은 상태로 나갈 경우 특정업체에 의한 독점체제의 고착화가 불가피하다고 인식, 자사의 지적재산 중 핵심인 소스코드를 공개하면서까지 향후 입지를 보장받으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공교롭게도 그러한 계산이 인터넷의 공개 움직임과 리눅스의 보급확대에 맞물려 자의반 타의반으로 개방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러한 개발업체들의 변화는 그동안 단순 사용자 수준에만 머물고 있던 국내 SW산업이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걸음 더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조치로 환영할 만하다. 그들의 목적이 어디 있든 우리가 이를 잘 이용해 SW 기술력 확보에 나서는 한편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기업도 이러한 부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기업 자체적으로는 한국사회에 탄탄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국내 SW산업이 진일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중대형 부문의 리눅스, PC의 애플, 인터넷의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네트워크의 노벨 등 각 핵심 부문의 대표적인 업체들의 소스코드 공개는 21세기 정보통신시장 개척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단순한 사용자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개발자로서 세계 SW시장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려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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