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SO들, "왕할인" 후유증 걱정

 「케이블TV설치비 왕할인행사」로 가입자가 폭증하자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들이 모처럼 활기에 차있는 와중에서도 다음달 가입자 상황예측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최종수)는 지난 1일부터 이달 말까지 한달 동안 케이블TV 신규가입자들에게는 기존 설치비(단독주택 4만원, 아파트 6만원)를 받지 않는 대신 청소년폭력예방기금 1천원만 내면 케이블TV를 설치해 주고 있는데 25일 현재 신규가입자가 5만5907명에 이르는 등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숫자는 평상시보다 무려 7.5배가 많은 것으로 하루 평균 2236명이 케이블TV에 신규로 가입한 셈이다.

 협회는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왕할인행사」가 끝나는 이달 말까지 총 7만명 정도가 신규로 가입, 총가입자가 9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가입자 폭증사태가 빚어짐에 따라 설치공사를 맡고 있는 SO들의 인력이 모자라 통신공사 설비업체들에 외주를 주는 등 분주한 한달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달이다. 이번 「왕할인행사」를 통한 신규가입자들이 과연 「해지」하지 않고 계속 유료 시청가구로 남아 있느냐가 SO들에 있어 최대의 고민거리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 가입자들의 이탈은 별로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케이블TV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 신규가입자들의 경우 콘텐츠를 이유로 이탈할 개연성이 높아 SO들로서는 가입자 폭증이 반갑기는 하나 내심 속이 편치만은 않은 것이다.

 SO의 한 관계자는 『만약 다음달께 이들 신규가입자의 해지가 이어질 경우 가구당 5만원이 들어가는 설치비용을 고스란히 날려 「왕할인행사」를 안한 것만도 못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가입자 유치는 SO의 몫이나 이들을 붙들어 놓는 일은 전적으로 프로그램공급사(PP)의 몫』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케이블TV협회는 가입자들의 불만처리 등을 담당하고 있는 「080 안내서비스(080-398-3355)」를 당초 이달 말까지 운영하려던 계획을 바꿔 오는 5월 말까지 이를 연장했으며 프리미엄 채널인 캐치원 역시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무료로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게 하는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가입자 붙들어 놓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케이블TV 출범 4년 만에 「왕대박」을 터뜨린 케이블TV업계가 신규 가입자들을 다독거리며 4월을 얼마나 슬기롭게 헤쳐 나갈지 주목된다.

<김위년기자 wn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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