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홍
◇81년 홍익대 금속공학과 졸업
◇86년 일본 동경공업대 재료공학과 석사
◇91년 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월드대 전자공학 박사
◇92~93년 독일 고체연구소 객원과학자
◇97~98년 삼성전자 전략기획총괄 인재개발연구소 수석연구원
◇현재 삼성전관 기술본부 태양전지 프로젝트 담당부장(현 삼성종합기술원 파견)
21세기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어떻게 깨끗하고 공해 없는 지구환경을 후세에게 물려주는가 하는 것이다. 인류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우리는 불행하게도 공해와 환경파괴를 유발시키는 화석연료를 주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무한한 청정 에너지원인 태양광 발전이다.
태양광 발전은 우리 인류에게 적어도 앞으로 50억년 이상 무료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태양광 발전의 실용화는 이미 구미 선진국을 중심으로 현재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에 관한 기술개발이 최근 10년간 급속히 진보해 우리들의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자계산기, 전자시계를 비롯 무인등대, 무선전신 중계기지의 전원, 인공위성의 주전원, 개인주택용 전원 등으로 널리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태양광 발전은 입사되는 태양복사 에너지가 전혀 경비를 들이지 않는다는 본래의 장점 이외에도 반도체인 태양전지의 양자광전효과를 이용하기 때문에 열에너지를 매개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동부분 없이 조용하고 안전하게 그리고 공해 없이 전기에너지를 일으키는 청정에너지 발생법이다.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끄는 핵심기술은 무엇보다도 태양전지의 고효율화와 저코스트화다. 때문에 요소의 재료·원재료 제조법에서부터 전지의 구조, p-n 접합 등 접합형성기술, 모듈화에서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여러가지 연구개발 노력이 중첩되어 있다.
태양전지의 동작원리는 반도체 p-n 접합으로 구성된 태양전지(Solar Cell)에 큰 에너지를 가진 파장영역의 태양광이 입사되면 광에너지에 의해 전자·정공 쌍이 여기되고 분리된다. 이러한 전자와 정공이 이동하여 층과 층을 각각 음극과 양극으로 대전시킴으로써 기전력이 발생, 외부에 접속된 부하에 전류가 흐른다.
태양전지의 변환효율(Energy Convers
ion Efficiency)은 입사되는 태양복사광 에너지와 태양전지의 단자에서 나오는 전기 출력에너지의 비를 퍼센트로 표시한 것이다. 국제 전기규격 표준화위원회(IEC TC-82)에서는 지상용 태양전지에 관해 태양복사의 공기질량 통과조건이 통과공기질량(AM : Air Mass) 1.5로 100㎽/㎠의 입력광 파워에 대해 부하조건을 바꿀 경우의 최대 출력과 비율를 백분율로 표시한 것을 공칭효율이라 정의하고 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 기판은 대부분 IC제조용으로 생산된 실리콘 규격제품을 다시 재용융해 결정을 성장시켜 사용하고 있다.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는 기판으로 고순도 다결정체를 사용, 원리적으로는 단결정계와 거의 동일하다. 단결정 실리콘 기판의 제조는 고도의 기술과 다량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때문에 태양전지의 제조단가가 높다. 따라서 단결정 실리콘에 비해 가격은 약 30% 정도가 저렴하지만 효율은 거의 버금가는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트랜지스터나 IC와 같은 반도체 제품인 태양전지는 양산화에 의한 규모 효과(Scale Merit)가 크다. 다시 말해 응용분야가 넓으면서 수요가 증가하면 상당한 정도의 저코스트화가 달성될 수 있는 요인을 갖고 있다. 이러한 규모 효과의 이용에 의한 저코스트화의 관점에서 넓은 용도를 갖는 응용시스템의 개발도 이 분야의 산업육성에 필요한 과제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 지난 10년간 솔라 계산기로 대표되는 민생용 전자기기·고속도로나 철도의 신호기·양수펌프·골프카트·솔라 자동제초기·솔라 자동차·솔라 보트 등 새로운 응용분야가 활발히 개척되고 있다.
한편 전력용으로 각종 규모의 실험 플랜트가 전세계에서 각국의 건설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시스템의 최우선 목표는 전력망과 연계한 태양광 발전소의 건설이다. 현재 가동중인 세계 최대의 태양광 발전소는 아르코솔라사가 미국의 캘리포니아주에 건설한 7.2㎿ 규모의 발전소이다.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를 고려해 무공해 운송수단으로 태양열 자동차·비행기 등의 개발도 시작되고 있다.
「태양전지의 모듈가격이 어느 정도까지 내려가면 실용화할 수 있는가」란 문제는 사용장소에서의 평균 일조시간, 기존 발전기술의 발전원가, 태양전지의 에너지 회수시간 등과 맞물려 각종의 케이스 스터디가 진행되고 있다. 한 구체적인 시산 결과에 의하면 대규모 집중발전에서 BOS(Balance Of System)의 점유율을 50%로 가정해도 모듈원가가 W당 2800원이 되어 향후 10년 정도 상용전력으로도 채산성이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정부의 주도로 「100만호 주택태양광 시스템」과 같은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계속적으로 증설하고 있으며 전기자동차의 생산을 의무적으로 늘려나가는 법안을 통과시켜 이미 시행하고 있다. 산업체 또한 새로운 공장과 생산량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주택용 태양광 발전시스템이 보급단계를 맞고 있다. 일본 통산성은 이 시스템의 시장규모를 2000년에는 약 1조2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가정에서 쓰고 있는 평균적인 전기사용량을 고려하면 4인 가족 기준으로 연간 대략 3000kWh의 전기가 필요하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3㎾급 태양광 발전시스템은 전기의 대부분을 자가발전할 수가 있고 우기나 야간 등 태양광이 없을 때에는 전력회사로부터 전기를 사고, 반대로 쓰고 남은 태양광발전의 전기는 전력회사에 파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일본의 주택용 태양광 발전시스템은 △지붕 위에 설치하는 태양전지 모듈(태양광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패널) △접속상자(태양전지 모듈로 얻은 전기를 모으는 장치) △인버터(자가발전한 직류의 전기를 가정용 교류로 변환하는 장치)로 구성돼 분전반에서 각 전기제품으로 전기가 흐르게 되어 있다. 이외에 태양광 발전과 전력회사 전기의 교류측 개폐기, 파는 전기와 사는 전기의 양을 나타내는 전력량계가 세트로 되어 있다. 현재 일본은 정부 주도로 개인주택용 태양광 발전시스템의 설치비용을 30% 무상지원해 주고 있으며 「선샤인 프로젝트」라는 국가차원의 대규모 태양에너지 개발계획을 진행중이다.
국내의 경우 지난 95년 세계 최고 수준의 상업용 태양전지인 변환효율 19%의 BCSC(Buried Contact Solar Cell)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가 개발됐다. 이것은 실리콘 웨이퍼에 Nd:YAG 레이저로 폭 20미크론(1㎛ : 1백만분의 1m), 깊이 60㎛의 홈을 형성한 후 니켈, 구리를 무전해도금법으로 증착하여 전극을 형성, 태양전지로 입사되는 빛의 손실을 대폭 줄이고 전하수집률을 높인 게 특징이다. 또한 변환효율 19.2%의 PESC(Passivated Emitter Solar Cell) 태양전지를 개발해 세계적 공인기관인 독일 프라운호퍼 태양전지연구소의 「PV-Chart」에 기록됐다.
에너지 산업표준에서 볼 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태양에너지 시장은 세계 원유 생산속도보다 10배 빠른 성장을 보였다. 2020년까지 연간 25%씩 성장한다고 보았을 때 2020년에 태양에너지 용량은 10만6000㎿에 달하게 될 것이다. 이는 핵발전소 30∼40개가 낼 수 있는 전력량이다.
미국 새크라멘토에 있는 한 공익사업체에서는 남서방향의 지붕, 공원구역, 전력송출선 회랑지대를 태양전지판으로 덮어주기만 해도 지역 최고 전력수요량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400㎿ 전기를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에너지회사인 셸사의 한 연구에서는 태양에너지를 비롯한 재생에너지원이 현재 세계 에너지사용의 1% 미만에서 2020년에는 5∼10%로, 21세기 중반에는 50%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하고 97년 일본 교토에서 열린 기후협약회의에서 「이산화탄소 배출권 거래제」가 합의된 이후 환경문제가 집중 거론되면서 「이산화탄소를 내뿜으려면 돈을 내라」는 뜻의 「탄소세」라는 단어가 이제 우리에게 낯설지가 않다. 이제 태양광 발전이 더 이상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환경오염이 날로 극심해져 가고 있는 현실에서 대체에너지 개발은 바로 우리나라의 생존을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앞으로 대체에너지의 총아인 태양광 발전의 개발이 정부나 산업체에서 더욱 활기를 띠고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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