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자거래기본법 시행령案을 보고

 오는 7월 전자거래기본법·전자서명법의 발효를 앞두고 전자상거래(EC) 환경의 조기정착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관계법의 정비가 본격 추진되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전자문서의 법적효력 부여와 전자거래진흥원 설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자거래기본법이 국회 통과된 지 2개월여 만에 동법 시행령안을 마련, 관련부처와 협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는 21세기 상거래를 주도할 전자상거래를 위한 실질적인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전자거래기본법 시행령안의 주요 골자는 전자상거래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를 구제하고 공정한 전자상거래 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하여 한국전자거래진흥원 산하에 별도의 전자상거래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한다는 것과 민간업체에서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암호기술을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전자상거래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것은 전자상거래가 원래 기존의 상거래와 달리 비대면·비서면(非對面·非書面) 거래라는 특수성이 있고 상거래에 관한 법률적 지식은 물론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전문분야이며 신속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또 민간업체에서의 암호기술 사용문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정책 지침을 수용,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다만 국가안전보장, 공공의 안전확보를 위해선 정부가 제한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했으며 이 경우에도 정부의 재량에 맡기지 않고 법원의 명령 또는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 있는 경우로 한정한 것은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촉진하고 개인의 자유로운 활동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시행령안은 정부의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 또는 완화해 전자상거래에 따른 효과를 극대화하고 이용자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전자상거래에서 암호기술 사용이 폭넓게 확산돼 앞으로 전자상거래의 활성화가 촉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전자상거래의 활성화에 최대 걸림돌이던 보안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하게 되었다는 점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암호제품의 수출입 및 암호·복호키 관리 등에서 법적인 규제를 가하고 있는 것도 정보보호정책의 일환이다.

 특히 특수한 안보상황에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기간정보통신망 체계의 보호를 위해 암호제품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관리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나친 규제는 사내 전산환경에 적합한 보안체계 수립이나 다양한 보안제품 도입 또는 효과적인 활용, 정보공개, 전산부문 아웃소싱 등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시행령안은 암호기술 사용과 관련, 키위탁(키복구) 제도의 도입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지만 이에 대한 개념도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글로벌 환경하에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구현하는 문제와 적정한 수준의 보안유지문제는 앞으로 계속 연구, 보완해 나가야 할 정책과제다.

 이 시행령안은 전체적으로 전자거래정책협의회·한국전자문서교환위원회·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 등 관련기구의 설치규정 외에 전자거래 소비자보호지침이나 세제지원 등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전자상거래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관련업계의 의견을 수렴, 소비자 보호지침을 제정하고 그 사용을 권고한다는 것도 실효성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차제에 오는 7월부터 전자거래법 등 관계법의 발효에 대비, 국내 관련업계에서 전자상거래에 대한 대응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국 네트워크업체들의 경우 전자상거래 솔루션 발표, 인터넷 비즈니스 솔루션그룹의 결성, 업체간 전략적 제휴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도 상당수의 국내 업체들은 공공기관망·교실망·게임방 등 기존 시장의 공략이나 사이버 쇼핑몰의 개설 등 근시안적 시장전략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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