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만난 사람> 한국썬 폴히퍼 사장

　지난해 11월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새로운 사장으로 부임한 폴 히퍼 사장(53)은 올들어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이를 위해 자체 조직과 채널(대리점)을 재정비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그는 본사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한국썬에 대한 지원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히퍼 사장은 김원국 전임 사장의 예기치 않은 퇴임으로 생긴 내부 동요와 공백을 무리없이 메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히퍼 사장은 한국인 지사장 선임을 조만간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국인 사령탑을 전면에 내세워 매출확대 등 한국썬의 재도약을 도모해나갈 계획이다. 폴 히퍼 사장을 만나 현재 진행중인 한국인 지사장 선임 문제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인 사장 선임문제는 어느 정도 진척이 되고 있는가.

　▲당초 국내외 유력 정보기술(IT) 업계에서 76명의 후보자가 지원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습니다. 현재 이 가운데 한국시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본사와의 협조체제를 긴밀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두 명의 후보자로 압축한 상태입니다.

　한국인 신임 사장은 이달 안에 선임해 오는 4월 초에 공식 발표할 예정입니다. 신임 사장은 2개월 정도의 교육과정을 거쳐 오는 6월 1일 취임, 7월부터 한국썬의 새 사령탑으로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갈 것입니다. 한국인 신임 사장이 업무에 착수할 경우 저는 미국 본사로 돌아가 그가 한국썬의 업무를 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작정입니다.

　-한국썬의 매출을 주도하는 대리점들의 재정비작업 현황은.

　▲이미 지난해 7월 99년 회계연도를 시작하면서 유통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50개의 대리점을 25개로 대폭 축소했습니다. 또 워크그룹 서버 이하의 중저가형 유닉스서버와 워크스테이션 공급에 대한 협력업체를 선정, 주로 저가형 제품에서 발생하던 대리점간 이해관계를 해결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환율폭등으로 대형 대리점들이 환차손을 겪어 심한 경영압박을 받아온 것을 감안해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정책으로 환차손 프로그램과 원화결제 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환차손 프로그램과 원화결제 방안에 대리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한다면.

　▲환차손 프로그램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대리점들이 현실화된 환차손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해주도록 요구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기존 고정환율 기준의 보상방식이 아닌 변동폭에 따라 환율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대리점들에 보상할 수 있도록 본사에 요청하고 있습니다.

　원화결제의 경우 대리점들이 원화나 달러 등 스스로 원하는 결제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대리점들이 직접 신용장(L/C)을 개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한국썬을 통한 원화 결제가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계획은.

　▲미 본사의 투자담당자가 올초 한국을 처음 방문해 한국내 투자부문에 대한 타당성 작업을 벌인 바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투자금액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한국업체에서 투자요청을 받은 상태입니다. 미국 본사는 특히 한국시장에 관심이 많아 우선적으로 유망 중소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에 대한 투자를 적극 검토중입니다.

　-올해 한국의 IT시장을 전망한다면.

　▲일부 해외 시장조사기관과 외신들은 한국시장이 서서히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실제 한국 IT시장은 그보다 훨씬 빨리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이미 대부분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상태여서 올 연말경에 한국 IT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영민기자 ym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