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패키지용 인쇄회로기판(PCB)으로 지목되고 있는 CSP(Chip Scale Package)기판 시대가 국내에서 본격 개막될 전망이다.
국내 최대 PCB업체인 삼성전기가 미국 테세라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인 CSP기판을 공동 개발, 생산키로 공식 선언함에 따라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돼온 국내 주요 PCB업체의 CSP 기판 개발 경쟁이 수면위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사실 국내 주요 PCB업체들은 CSP기판 원천 기술을 보유한 업체 및 반도체업체·세트업체와 비공개 조건부 협정(NDA:Non Disclosure Agreement)을 맺고 각종 CSP기판 기술을 축적해 왔다.
그러나 이제 삼성전기가 공개적으로 기술제휴를 통한 상품화를 본격 추진한다고 공표함에 따라 여타 PCB업체들도 NDA협정으로 기밀시해온 CSP기판 기술 개발 수준을 외부에 알리는 데 적극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연구실 단계에 머무르고 있던 CSP기판 기술을 조기에 상업화, 첨단 PCB 분야에서 뒤처진다는 인상을 불식시키고 신시장에서의 주도권 잡기에 총력을 경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이크로BGA·웨이퍼레벨CSP 등 CSP기판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다가오는 2000년 수십억달러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주력 PCB시장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국내 주요 PCB업체들은 대규모 투자를 수반한 CSP기판의 사업화에 매진할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관측이다.
여기에 인텔이 최신 마이크로프로세서인 「펜티엄Ⅲ」용 메모리 모듈 기판으로 마이크로BGA 기술이 접목된 램버스 메모리를 채택키로 함에 따라 CPS기판 기술 작업은 이제 더 이상 늦추거나 비공개적으로 진행될 필요성이 거의 없어져 국내 PCB업계의 운신 폭은 그만큼 넓어졌다고 할 수 있다.
『마이크로BGA·웨이퍼레벨CSP·멀티칩모듈(MCM) 등 각종 CSP기판 기술은 아직까지 표준화된 것이 없고 반도체 관련업체간 국제적인 산업표준(Industry Standard)을 설정하기 위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점을 감안, 설비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한 PCB 전문가는 지적하면서 『특히 CSP 패키지 기술은 이제 PCB업체의 영역을 벗어나 반도체·리드프레임·반도체 패키지 및 관련 소재·재료업체·세트업체 등 전폭적인 지원과 협력 없이는 사업화가 어려운 분야』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거의 모든 PCB에 CSP 패키지 기술이 접목될 것으로 보여 국내 PCB업체들은 대규모 투자에 따른 위험성을 감수하고 이 CSP기판 사업에 본격 참여해야 할 것인가를 심각히 숙고해야 할 시기에 접어들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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