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대학 벤처창업" 활성화

배명진 숭실대 창업지원센터 소장

 우리나라 대학에는 박사학위 소지자가 80% 이상 된다. 대학 벤처창업을 육성하면 이들 우수 전문인력의 활용을 통한 응용기술력 확보가 가능해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국가산업에 필요한 유능한 인력도 배출할 수 있다. 특히 대학들도 열악한 재정을 벤처창업의 결실로 보충할 수 있어 교육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정부는 대학내 창업지원센터를 설치, 시설 및 운영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캠퍼스내 실험실 공장등록을 허용, 정부 공약사업의 하나로 「1실험실 1창업」에 의한 1만개 이상의 벤처창업을 발굴하고 있다.

 이같이 좋은 여건에도 아직 대학 벤처창업이 활발하지 못하다. 벤처창업은 마케팅·기술력뿐 아니라 유능한 인력과 자금이 조화롭게 지원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까닭이다. 이런 점에서 정책지원의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첫째, 벤처창업자들을 위한 인력개발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 벤처창업 초기에는 전문 기술력이 필요하지만 시작품이 완료되고 나면 창업자의 경영능력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국가나 대학은 벤처창업자들을 위해 대학내 기술력과 경영능력을 교육할 수 있는 학제간 교환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발굴해야 한다.

 둘째, 벤처창업자가 고도의 실무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프로그램의 개발이 절실하다. 지금도 여러 기관에서는 며칠간의 창업강좌를 개설하고 있지만 벤처창업의 분위기만 조성할 뿐 전문적인 벤처창업자를 육성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용적인 벤처창업자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실무경험이 풍부한 강사진으로 구성된 전문 벤처대학을 발굴·육성해야 한다.

 셋째, 벤처창업의 기술력을 배양하기 위한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대학에는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젊은이들이 많이 있는 만큼 이들에게 전문기술력을 제공할 수 있는 교수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캠퍼스내에서 벤처창업 아이템이 발굴되면 이를 특허나 소프트웨어 등록과 같은 지적소유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또 발굴된 창업아이템에 대해 전문기술력을 지닌 교수들을 참여시켜 시작품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참여 교수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인센티브로는 스톡옵션의 제공, 인력양성의 인정, 성과급 연구과제의 우선 제공, 책임 강의시간의 경감 등을 들 수 있다.

 넷째, 벤처창업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에게도 여러 가지의 혜택이 제공돼야 한다. 벤처창업을 원하는 대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은 현장실습 학점 인정, 벤처창업의 산학제장학금 지급, 대학내 벤처기업에 대한 병역특례 제공, 창업아이템대회 입상자에게 장학금 지급 등을 들 수 있다.

 다섯째, 대학마다 에인절클럽이 구성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체제가 필요하다. 에인절클럽은 벤처창업에 자금지원뿐 아니라 전문성이 함께 제공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전문성 있는 에인절자본이 시작품 개발단계에서부터 창업업체에 제공됨으로써 창업보육이 끝나는 투자설명회 단계에서는 외부 자본가들로부터 자본 및 기술력에 대한 신뢰적인 평가와 호응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벤처창업은 전문성·자본력·인력 등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대학내의 벤처창업이 바람직하게 육성될 수 있도록 하는 제반 지원정책이 단계적으로 시행돼야만 국가·학교·개인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성공적인 벤처창업자가 배출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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