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현금구매" 중심으로 전환

 가전제품 구매가 갈수록 현금구매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1월 말까지 LG전자와 삼성전자 두 업체가 실시한 에어컨 예약판매의 경우 현금구매가 60∼7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가운데 6∼7명이 100만∼200만원짜리 에어컨을 현금으로 구매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가전대리점에서의 일반제품 구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가전대리점의 판매는 현금과 카드, 할부금융사를 이용한 팩토링 등 세 가지가 있다. 이 가운데 전형적인 할부구매인 팩토링이 점차 줄어들어 LG전자와 삼성전자 등의 경우 전체 판매비중에서 13∼15%로 크게 줄어들었다. 상대적으로 현금구매는 52∼55%에 달하고 현금구매와 카드구매도 32∼36%에 이른다. 할부 구매는 IMF이전 까지만 해도 22∼25%에 달했으나 지난해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연말에는 15%선까지 떨어졌고 올들어서도 다시 1∼2%포인트 떨어졌다.

 가전업체들은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이 이처럼 변하고 있는 것은 할부구매 이자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할부금융회사를 이용한 할부구매의 이율은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무려 20∼21%에 달한다. 제1 금융권 대출이자보다 5∼6%포인트 높다. 가계자금이 부족해진 일반 가정에는 부담이 되는 고율이다. 따라서 구매를 늦추더라도 이자부담이 없는 현금구매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IMF 이후 필요한 제품을 구매하되 무리하지 않고 자금이 마련될 때까지 기다리는 추세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가전업체들은 자금여력이 있는 구매자들의 구매력이 살아나는 것도 현금 구매가 늘어나는 또 다른 이유로 보고 있다. IMF 이후 중산층이 재편되고 새롭게 등장한 중산층 이상 소요계층의 구매력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침체됐던 사회분위기 때문에 이들의 구매력도 냉각될 수밖에 없는데 최근 들어 이들의 구매력이 회복되고 있다. 자금 여력이 있는 이들 역시 고율의 할부금융보다 현금구매를 선호하고 있고 이 때문에 가전유통점의 현금판매 비중도 그만큼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 가전업체들의 분석이다.

 가전제품 구매에 현금구매가 늘어나는 것은 유통점들에 그다지 반갑지 않은 일이다. 현금 판매와 할부 판매가 임금 리베이트 등 후마진에서 차이가 없는 반면 할부구매의 경우 할인폭이 적어 오히려 마진이 좋기 때문이다. 가전 유통점들은 비록 현금구매이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 구매력이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는 데 다소나마 위안을 얻고 있다.

<박주용기자 jy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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