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용비디오 시장 "신토불이" 돌풍

 일반 판매용(셀스루) 비디오시장에 「신토불이」 바람이 거세다.

 외국 영화·비디오제작사들의 프로그램들이 시장에서 맥을 못추는 반면 국내 비디오제작사 또는 독립 프로덕션들의 작품들은 잇따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특히 「하우 투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모으면서 국산 프로그램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는 장르는 기획물과 교육용 비디오. 예전에는 판매순위에 들지도 못했던 기획물·교육용 비디오의 최근 판매증가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제작 당시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자신이 직접 제작비를 들여 만들었다는 「이소라의 다이어트」 비디오는 이미 30만개 이상 판매됐고 지난해에 발표된 「조혜련의 슈퍼 다이어트」는 예상을 뒤엎고 20만개 이상이 팔렸다. 자신의 다이어트 경험을 살려 만들었다는 「변정수의 아름다운 엄마 만들기」도 10만개 이상이 판매됐고, 「홍진경의 키크는 글자·숫자놀이」는 2권짜리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20만세트 이상이 팔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테디셀러도 적지 않다. 「김지호의 춤추는 동요나라」 「김국진·우희진의 EQ 영어 놀이」 등은 출시일이 상당기간 지난 작품임에도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외국에서 들여온 프로그램들의 인기는 시들한 편이다. 세계적인 모델을 앞세워 만든 「클라우디아 시퍼」 「신디 크로포드」 등의 다이어트 비디오의 경우 「이소라 바람」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고, 심심찮게 나가던 「영어 학습용 비디오」물도 최근에는 국산에 밀려 아예 자취를 감춘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은 프로테이프제작사들이 사업 고부가화의 일환으로 잇따라 국산 프로그램 제작에 나서고 있는 데다 이를 수주한 독립프로덕션 등 외주업체들이 방송 프로그램 제작 경험의 노하우로 우리 정서에 맞는 비디오를 척척 잘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우리 입맛에 맞는 제품이 좋다는 것이다. 우일영상의 윤혜숙 셀스루팀 과장은 『예전에는 우리의 실정과 정서와는 무관하게 외국에서 잘 나가는 비디오를 들여와 수요진작의 한계가 뚜렷했으나 지금은 제작 콘셉트만 맞아 떨어지면 수요도 무한대일 정도』라고 달라진 시장의 풍속도를 소개했다. 특히 영화·음반 등과 함께 신토불이 바람이 일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판매량의 규모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2만∼3만개면 고작이었던 하우 투 프로그램 최대 판매량이 최근에는 20만∼30만개를 오르내릴 정도. 교육용 비디오는 고가임에도 불구, 잘만 만들면 보통 10만세트는 나간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일반 판매시장을 겨냥해 제작되는 작품은 모두 10여편 정도. 이소라가 「이소라 슈퍼 다이어트 2」를 최근 내놓은 데 이어 변정수·조혜련 등이 잇따라 후속편을 준비중이다. 일반 판매용 비디오업계는 외주 프로덕션들이 「하우 투 프로그램」 제작에만 매달리지 말고 TV 드라마를 TV용과 비디오용으로 따로 제작해 시장에 선보이는 등 프로그램의 「원 소스 멀티 유즈」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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