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팝 음악계에 여성가수 바람이 거세다. 마이클 잭슨·마이클 볼턴 등 80∼90년대에 전성기를 누린 남성가수들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최근의 주류 음악장르인 힙합과 랩, 리듬 앤 블루스(R&B)로 무장한 여성가수들의 기세가 등등한 것이다.
이같은 경향은 지난달 24일 열린 팝 음악계의 아카데미상이라 할 수 있는 제41회 그래미(Grammy) 시상식에서도 입증됐다. 23세의 신인 여가수 로린 힐이 무려 5개 부문을, 셀린 디옹이 4개 부문을, 마돈나가 3개 부문을 수상한 것이다.
로린 힐은 데뷔앨범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로 올해의 앨범상·신인상·R&B노래상·R&B앨범상·R&B보컬상 등 5개 부문을 휩쓸면서 팝 음악계의 새로운 여왕으로 등극할 태세다. 여성가수가 한번에 5개 그래미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로린 힐은 그래미상이 전통적으로 터부시해온 힙합과 랩을 주요 장르로 하는 가수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여성과 힙합·R&B 음악이 정당한 보상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셀린 디옹은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곡인 「My Heart Will Go On」으로 올해의 레코드상·여성팝보컬상·올해의 노래·최고영화주제곡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상은 그래미의 노른자위에 해당하는 상이다.
올해로 40세가 된 마돈나도 「Ray of Light」를 통해 팝앨범상·댄스레코딩상·뮤직비디오상 등 3개 부문에서 수상, 여성가수 인기 바람몰이에 한몫을 했다.
전통적으로 남성들의 장르로 인식돼온 록 부문에서도 여성들의 도전이 이어졌다. 셰릴 크로가 록 앨범상, 앨러니스 모리셋이 록 노래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같은 그래미 수상 경향은 세계 팝 음악계의 헤게모니가 록·댄스에서 힙합·R&B로, 남성가수에서 여성가수로 넘어가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주요 부문의 그래미 수상내역.
△올해의 레코드:「My Heart Will Go On」 △올해의 앨범:「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 △올해의 노래:「My Heart Will Go On」 △최고 신인가수:로린 힐 △최고 여성 팝가수: 셀린 디옹 △최고 남성가수:에릭 클랩턴 △최고 팝 앨범:「Ray of Light」 △최고 여성 록가수: 앨러니스 모리셋 △최고 록 앨범:「Glove Sessions」(셰릴 크로) △최고 여성 R&B가수:로린 힐 △최고 R&B가수:스티비 원더 △최고 R&B앨범:「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 △최고 랩앨범:「Hard Rock Life 2집」 △최고 컨트리웨스턴앨범:「Wide Open Space」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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