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텔 "펜티엄Ⅲ"에 대비하자

 인텔이 고성능 마이크로프로세서(MPU)인 펜티엄Ⅲ를 전세계에서 동시에 발표함으로써 지구촌의 정보산업 환경은 또 한 차례의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특히 전세계를 네트워크로 묶고 그 안에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인터넷 환경은 펜티엄Ⅲ의 도움으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돼 이번 제품 발표는 의미가 적지 않다.

 사칙연산 등을 수행, 컴퓨터의 두뇌로 불리는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오늘날 노트북PC에서 개인용컴퓨터(PC), 워크스테이션(WS), 중대형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장착되는 컴퓨터의 핵심부품으로 그것의 성능이 곧 컴퓨터의 성능으로 직결돼 왔다.

 인텔이 대표적인 마이크로프로세서업체이며 여타 호환칩업체들이 인텔의 움직임을 뒤쫓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번에 인텔이 고성능 제품을 발표한 것은 곧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업그레이드라는 뜻을 지닌다.

 이번에 인텔이 발표한 펜티엄Ⅲ는 4백50 및 5백㎒로서 불과 4∼5년 전 486컴퓨터에 주로 채택됐던 33∼50㎒와 비교하면 클록속도가 무려 10배나 향상된 것이며 실제로 데이터 처리속도 면에서 보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향상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펜티엄Ⅲ는 오늘날 컴퓨터에서 주로 사용되는 이미지 처리나 오디오·비디오 처리, 음성인식 기능 등이 강화된 점이 돋보인다. 이는 섬세하고 신속한 비디오 처리가 요구되는 인터넷 환경에 적합하도록 대응한 것으로서 전자거래의 활성화를 더욱 앞당기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펜티엄Ⅲ의 발표는 호환칩업체인 AMD를 비롯한 사이릭스·내셔널세미컨덕터(NS)·IDT 등이 고성능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여 컴퓨터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인텔이 지난해 하반기 호환칩업체를 따돌리기 위해서이긴 하지만 3백㎒ 이하의 보급형 프로세서 제품에 차례로 손을 떼고 고성능 제품에 치중한 결과 나온 이번 펜티엄Ⅲ로 우리는 또 한 차례의 기술진전을 통해 사이버 세계에서 문명의 혜택을 입게 됐다.

 물론 이번 펜티엄Ⅲ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이 칩이 펜티엄Ⅱ의 구조를 혁신한 것이라기보다는 진보에 그쳤다는 점, 인텔의 실수였는지 모르지만 보안 기능과 관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부여했던 사용자 식별번호(ID) 부여 파문 등이 아직 채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인텔의 보완방침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기는 했으나 그것으로 인해 이 제품의 우수한 성능에는 큰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인텔은 2·4분기에 펜티엄Ⅲ 5백50㎒ 제품을 선보이는 데 이어 머지 않은 장래에 0.18미크론의 초미세회로 패턴으로 가공한 7백㎒ 제온 칩을 발표할 계획까지 가지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고성능 마이크로프로세서가 가져올 「사이버 월드」가 어떻게 펼쳐질지 가늠하고 신속하게 대처하는 일이다. 우리의 PC업체들은 펜티엄Ⅲ 출시에 맞춰 고성능 PC 신제품을 일제히 선보인 것은 순발력 있고 경쟁력 있는 행동으로 평가된다.

 특히 우리는 인텔이 앞으로 보급형 제품보다는 서버나 기업용 PC, 고성능 노트북 등 고성능 제품에 주력하려는 움직임에 주목해야 하겠다. 따라서 이같은 고성능 제품에 걸맞은 주변기기의 개발도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고성능 마이크로프로세서는 고속이며 대량의 메모리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현재 인텔이 차세대 고속 메모리를 위주로 구성하려는 카트마이 칩세트에 채택하려고 하는 램버스D램이 조기에 채택되도록 우리의 반도체업체들은 제품 안정화에 힘써야 할 것 같다. 인텔이 조기에 채택하려 했던 램버스 D램이 클록IC·모듈·램버스D램 등이 제성능이 나오지 않아 채택시기를 9월로 늦춘 것은 우리에게 큰 손실이다.

 우리나라 반도체업체들의 램버스D램 생산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텔이 그것을 조기에 칩세트에 채택한다면 우리는 메모리 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고성능 펜티엄Ⅲ의 출시를 계기로 사용환경이 한층 개선될 인터넷에서 새롭게 형성될 수 있는 시장을 발굴, 신천지를 개척하는 데 힘써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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