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벤처기업 (117)

 밖으로 나갔다. 마당 건너 옆집에 있는 개가 반가워하면서 짖어대었다. 밤하늘은 숯처럼 검었고, 그 사이에 별이 총총했다.

 『우주의 본질은 무엇일까. 저 별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우주의 끝은 있는 것일까.』

 갑자기 나는 철학적인 관념에 빠졌다. 그것은 자연과학이나 천문학적인 관점이 아닌 관념의 미로였다. 다시 집안으로 들어와서 나는 통신 프로그램 논문을 읽었다. 그렇게 꼬박 밤을 새우면서 책을 읽었다. 그때 내가 밤을 새우면서 독파한 내용은 지금은 상식이 되어 있지만 당시에는 신기술의 영역에 속해 있는 Q-DOS 버전이었다. 시애틀 컴퓨터라는 작은 회사에서 개발한 것을 빌 게이츠가 7만5천달러에 사들여 새로운 버전을 만들어 16비트 인텔 마이크로프로세서용 운용체계로 개발했다. 이것을 IBM에서 요청받은 운용체계에 활용하게 된다.

 도스 운용체계는 결국 내가 개발하려고 한 통신제어장치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었다. 점차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네트워크 시스템은 컴퓨터와 밀접한 연관관계를 맺었다. 이미 1960년 이후로 중대형 컴퓨터에 접속된 터미널을 이용해서 동일한 데이터베이스나 통신시스템을 함께 영유하고 있었다.

 그날 밤을 꼬박 새우고 라면으로 아침을 먹고 회사에 출근하자 최 사장이 나를 호출했다. 그는 지난밤에 술을 많이 마셨는지 아직도 술 냄새가 풍겼다.

 『어디까지 진척이 되었지?』

 무엇이 진척이 되었는지 거두절미하고 물었다. 그는 TS3 제품의 개발을 묻고 있었던 것이다. 임무를 받은 지 이제 한달여밖에 안되었는데 그는 조급하게 채근했다.

 『진척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문제점은 없나?』

 『결국 독창적인 프로그램으로는 불가능하고 기존 응용 프로그램에 기초를 해서 개발해야 하는데, 우리가 개발하려는 것도 유닉스에 기초한 운용체계로 실행시켜야 한다는 점입니다.』

 『내가 도울 일은 없나?』

 『시간이 부족합니다. 죄송하지만 골프 같은 운동은 다음에 할테니….』

 내 말뜻을 알아듣고 최 사장은 기분 나쁜 표정으로 쏘아보았다. 원하지도 않는 골프를 하라고 데리고 다녀서 시간을 빼앗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인 것이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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