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세미콘코리아 99> 반도체장비.재료 "첨단 무대"

국내는 물론 세계 첨단 반도체장비 및 재료의 최신 기술 동향을 한자리에서 확인해 볼 수 있는 「세미콘코리아99」 전시회가 22일부터 24일까지 코엑스(COEX) 태평양관 1, 2, 3, 4실과 대서양관 5, 6, 7실에서 개최된다.

 세계 반도체장비 및 재료협회(SEMI) 주최로 지난 87년 제1회 행사가 개최돼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이번 「세미콘코리아99」 전시회는 한국을 비롯한 미국·일본·유럽 등 전세계 20여개국 5백여업체가 참가, 각종 첨단 장비와 재료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행사의 전시 규모는 총 7백43개 부스, 1만7천㎡로 지난해(1천20개 부스)보다 20% 가량 줄어들었다. 이는 세계 반도체장비·재료시장의 불황 여파로 인한 일시적인 감소로 반도체 경기가 다시 호전될 경우 예년 수준을 쉽게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SEMI 측은 예상했다.

 따라서 세계 반도체 장비 및 재료시장이 최악의 불황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개최된 이번 전시회는 차세대 장비기술에 대한 업계의 개발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현재의 불황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같이 모색해보는 좋은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행사 주최인 SEMI코리아는 국내는 물론 미국·일본·중국·유럽·동남아 등지에서 1만5천명 이상의 참관단이 이번 전시회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시회 기간중 코엑스 4층 회의실에서는 관련분야의 기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최신 반도체 소자와 장비, 그리고 재료기술에 대한 각종 기술세미나가 열려 첨단 반도체 기술 상황을 각국의 전문가들로부터 직접 전해듣고 이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리소그래피와 에칭·조립·소자·3백㎜제조·테스트·패키징 기술 등 6개 분야에 걸쳐 3일간 펼쳐질 이번 기술 심포지엄은 선진 반도체 기술에 목말라 있는 업계 전문가들의 욕구를 만족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스페셜 코너로 마련된 「세계 반도체시장 세미나」에서는 현재 전세계 전자산업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향후 시장 전망이 세부 분야별로 나뉘어 소개될 예정이며 세계반도체협회(WSTS)와 SEMI가 작성한 각종 시장 전망 자료들도 발표된다.

한편 이번 세미콘코리아 행사의 주요 출품 동향을 살펴보면 64MD램용 장비 및 재료들이 주종을 이루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2백56MD램 또는 1기가(G)급 이상의 고집적 반도체 개발 및 시제품 생산에 사용될 차세대 장비도 대거 선보인다.

 또한 차세대 기술로 평가되는 구리칩 제조 공정과 화학·기계적연마(CMP) 관련 장비 및 소모품이 눈에 띄게 늘고 반도체 회로선폭의 미세화 추세에 따른 각종 검사 및 측정 장비의 출품도 붐을 이룰 전망이다.

 특히 전공정 분야에서는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세미툴 등과 같은 세계 주요 장비업체들이 차세대 구리칩 시장에 대응해 내놓은 각종 구리 관련 장비가 관람객들의 많은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지난 97년 IBM이 세계 최초로 발표한 구리칩은 현재 반도체회로 합성물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알루미늄을 대신해 구리를 실리콘 표면에 부착시킴으로써 기존 알루미늄칩에 비해 40% 가량 향상된 신호 전송능력을 보유함과 동시에 전력소모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차세대 제품이다. 이러한 구리칩 제조기술은 조만간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에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되며 이에 따른 장비업체들의 대응제품 출시도 최근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는 이번 전시회에 구리(Copper) 배선공정용 종합 솔루션인 「Equipment Set Solution(ESS)」을 선보이는 등 향후 구리시장에 대응한 첨단장비의 출시 및 개발 계획을 전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 회사가 선보일 구리 배선용 ESS 모듈은 새로운 저유전율 절연막 증착 장비인 「블랙 다이아몬드」와 절연막 식각 장비 「IPS Centura」, 그리고 「Endura Electra Barrier/Seed Cu」 「Mirra CMP」 「SEMVision」 등의 각종 공정 진단 및 제어 장비들이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국내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세미툴은 자체 개발한 구리 도금 장비와 첨단 웨이퍼 세정 장비를 국내외에 소개할 계획이며 이번 행사에 전시 부스를 따로 마련하지 않은 노벨러스도 각종 기술 세미나를 통해 적극적인 구리 장비 홍보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 전시회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전공정 장비 분야에서 국산 제품의 전시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는 점이다.

 국내 전공정 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은 자체 개발한 각종 화학증착(CVD)장비들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며 IPS(구 청송시스템)도 건식용 에처를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다. 또한 아펙스가 국산화한 유기금속화학증착(MOCVD) 장비와 코닉시스템의 고속열처리(RTP) 장비 등도 국내외 참관객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반도체 제조과정 중 최고 핵심 공정이라 할 수 있는 리소그래피 분야에서는 니콘·ASML·캐논·SVG 등 대부분의 스테퍼 전문업체들이 0.25미크론 이하 초미세 회로공정에 대응하기 위해 한장씩 여러번 찍어내던 기존 방식과 달리 DUV(Deep Ultra Violet)를 이용한 스캐닝 방식의 리소그래피 장비들을 이번 전시회의 주력 제품으로 선보인다.

웨이퍼 세척장비인 웨트스테이션 분야의 빠른 기술 발전 또한 이번 전시회에서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여러 개의 배스(Bath)를 거쳐 웨이퍼를 세정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하나의 세척용기로 전체 웨이퍼의 세정공정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한 단일 배스방식의 웨트스테이션 장비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세미툴·CFM·슈테아그 등 미국 및 유럽 지역 업체들이 이번 전시회에 이같은 신개념의 웨트스테이션 장비들을 일제히 쏟아냄으로써 향후 세계 웨트스테이션시장은 단일 배스방식의 제품이 주도해 나갈 것임을 확인시켜 줄 전망이다.

 이와 함께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는 조립 및 유틸리티 분야의 경우 각종 첨단 패키지에 대응하는 제품과 종전보다 생산성을 향상시킨 장비들이 주종을 이룰 전망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형태인 마이크로 BGA 대응 장비와 조립 및 검사공정을 하나로 합친 반도체 조립용 인라인시스템들이 대거 출품돼 주목된다.

 마이크로 BGA 패키지는 기존의 막대형 리드프레임이나 플라스틱 재료 대신 얇은 필름에 원형 다리(Ball)를 접착, 전체 반도체 사이즈를 소형 박막화할 수 있는 첨단기술로 최근 이동통신 및 소형 멀티미디어 기기를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아남반도체를 비롯해 현대전자·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소자업체들이 관련 장비를 도입, 마이크로 BGA용 반도체 조립라인 구축을 서두르고 있으며 이에 대응한 국내 장비업체들의 관련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태석기계·이오테크닉스·한택 등 국내업체들에 의해 개발된 솔더볼 범핑 및 디스펜싱 장비와 라미네이션·싱귤레이션(Singulation) 등의 각종 마이크로 BGA용 조립장비들이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그리고 완성된 칩의 최종 검사에 사용되는 테스트 장비 분야는 램버스D램 등 차세대 메모리 검사에 대응한 초고속 테스터와 혼합신호(Mixed Signal) 처리용 「복합칩」 테스트 장비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일제히 선보임으로써 반도체 테스트 관련 기술의 향후 추이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세계 반도체 장비·재료시장이 최악의 불황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개최되는 이번 「세미콘코리아99」 전시회는 이 분야 국내 기술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행사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최근 본격적인 구조조정기를 맞고 있는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자사 제품의 홍보는 물론 해외 선진기술의 향후 방향을 이해하고 습득함으로써 국내 장비 생산 기술을 한단계 끌어 올릴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는 게 반도체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기대다.

 더구나 반도체 시황 위축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시회가 이처럼 내실있는 행사로 준비된 데 대해 관련업계는 『구리칩, 3백㎜웨이퍼, 마이크로 BGA 등과 같은 차세대 반도체 기술에 대해 국내 및 세계 각국 장비업체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 지를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라고 입을 모은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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