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벤처기업 (110)

 나는 더이상 듣기가 거북해서 그곳을 떠났다. 소문으로 돌던 그들의 일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나로서는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부도덕한 일을 긍정하기에는 나는 너무 젊었기 때문에 그들을 마음껏 경멸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을 내색한 일은 한번도 없었다. 내가 배용정 선배의 사창가 출입을 경멸하기는 했지만 그 선배를 좋아했던 것처럼, 사장의 부도덕을 경멸했으나 그가 나에게 베푼 호의는 고맙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성관념과 인격은 무관한지도 모른다. 그것은 내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배웠던 좋지 않은 공부였다.

 새벽에 골프 연습장으로 나갔을 때 최 사장이 나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아직 골프 연습에 들어가지 않고 한쪽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는 나에게 골프 선생 한 명을 소개시켜 주었다. 그는 나이가 사십대 중반으로 보이는 중년이었다. 홍 프로로 통하는 그에게서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그는 50년대 초 미군기지 부근의 골프장 근처에서 살았다. 그때가 초등학교를 다닐 무렵이었는데, 캐디가 없을 때여서 그들이 공을 주워주거나 골프채를 들어주는 캐디 역할을 했었다. 그렇게 하면서 그들 스스로도 추수를 끝낸 논이나 밭에서 공을 치는 놀이를 하면서 골프 흉내를 냈다. 그렇게 어렸을 때부터 골프를 가까이하면서 프로골퍼가 됐던 것이다. 그들은 프로골퍼가 됐지만 국제적인 선수가 된 것은 아니고, 잘되면 골프 연습장을 경영했고 못 돼도 연습장 교습을 담당했다.

 나는 홍 프로로부터 골프의 기초를 배웠다. 그는 먼저 골프채를 잡는 방법부터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다리를 벌리고 발을 놓는 위치, 공을 칠 때 어깨나 몸을 움직이는 방향을 설명했다. 그것은 마치 공식처럼 되어 있었지만, 과연 그렇게 해야만이 최선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후에 알았지만, 몸의 자세는 오랫동안 사용한 선배들의 통계에서 나온 것이고 그 자세가 흐트러질 때 공이 제대로 나가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정도 몸에 익혔을 때는 그 최선책의 자세는 개인적으로 약간씩 다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체격과 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가 있었다. 그것은 마치 데생의 기초나 구상을 잘 그려야 비구상을 잘 그릴 수 있다는 사실과 상통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사장은 공을 조금 치고 나면 땀을 마구 흘렸다. 그는 내가 공 삼백개를 칠 동안 겨우 일백개를 치고 힘들어 하면서 주저앉았다. 그가 사십대 중반으로 그렇게 나이가 많이 든 것이 아닌 데도 힘들어 하는 것은 비만 때문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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