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이 12일로 개청 3주년을 맞는다. 중소기업의 집중 육성을 통한 산업구조 개편을 모토로 지난 96년 2월 당시 통상산업부 중소기업국을 중심으로 공업진흥청과 국립공업기술원 등 관련조직을 대거 흡수해 출범한 중기청은 3년이란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고 우리 실정에 맞는 다양한 중소기업 육성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등 적잖은 족적을 남겼다.
중기청은 그간 자금·기술·판매·경영·인력·국제협력 등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중소기업 지원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그동안 산발적이고 주먹구구식 정책지원으로 상대적으로 대기업에 비해 소외감을 갖고 있던 중소기업들이 확실한 우방을 업고 제도권 속에서 재도약할 수 있는 동기와 명분을 제공했다.
특히 지난 97년엔 벤처기업국을 신설하고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하는 등 우리나라 벤처산업이 뿌리를 내리는 데 결정적으로 공헌했다. 벤처산업 육성이 IMF체제 이후 국가 경제위기 극복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지난해엔 벤처기업특별법의 대대적인 수술을 통해 벤처육성의 첨병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중기청은 출범 준비과정이 40일 정도에 불과할 만큼 급조됐을 뿐 아니라 역사까지 짧아 노하우와 경험부족으로 인해 우리나라 중소 및 벤처기업 지원정책의 「정점」에 서기엔 아직 미숙한 점이 많고, 적잖은 구조적인 한계점을 그대로 안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이 「청」으로서 넘을 수 없는 한계다. 중기청은 산자부 산하 외청으로 인사의 독립은 물론 각종 정책집행의 견제를 받고 있다.
또한 현실적으로 산업부처가 업종별로 정통부·과기부·문화부·복지부·환경부 등으로 나뉘어 관계부처와의 협의가 요구되는 각종 정책집행 과정에서 중기청의 입장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 등 하위부처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실무 집행기관인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지난해 중소기업 정책지원 효과를 높이기 위해 총리실 직속으로 설치된 중소기업특별위원회(중기특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중소기업 유관기관과의 중복·유사업무에 대한 교통정리 문제도 개청 3년을 맞은 중기청이 명실상부한 중소기업 정책 총괄부처로 거듭나기 위해선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중소기업 수가 10만개를 넘어서고 중소기업이 고용창출 등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 개청 3년을 맞은 중기청이 앞으로 위상을 더욱 제고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훨씬 많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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