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경영시스템(ISO 9000 시리즈)·환경경영시스템(ISO 14000 시리즈) 등 ISO 인증이 국내외 인증기관의 과당경쟁으로 적잖이 파행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ISO 인증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보완작업이 추진돼 주목된다.
8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ISO 인증제도 주관기관인 한국품질환경인증협회(KAB·회장 김승연)는 최근 한국능률협회인증원(KMA-QA)·산업기술시험평가연구소(KTL)·한국품질인증센터(KSA-QA)·한국생산성본부인증원(KPC-QA) 등 협회등록 19개 인증기관의 대표자 회의를 갖고 올해 ISO 인증제도 보완계획을 마련, 이를 적극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
KAB는 이에 따라 인증기관들의 과당경쟁을 막고 인증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우선 인정기준을 좀더 명확히 하는 한편 인증기관에 대한 특별 사후관리를 연중 수시로 실시하고 「부실인증 고발센터」를 상설기구로 설치·운영함으로써 ISO 부실인증을 원천적으로 근절해 나가기로 했다. KAB는 특히 인증기관 대표와 실무 책임자를 대상으로 특별교육을 실시하고 새로 창설이 추진되고 있는 「심사원협의회」를 통해 인증질서 확립을 위한 자정운동을 전개토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KAB에 조사권이 없어 외부 제보가 없이는 부실인증 사례를 적발하기 어렵다고 보고, 인증기업에 대한 조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 검토키로 했다.
이를 계기로 KAB는 인증기관 운영의 완전한 독립성 확보를 추진한다는 방침 아래 자체 조사한 「인증기관의 독립성 문제 현황과 개선대책」을 이번 회의에 산자부 김균섭 산업기술국장에게 보고, KAB 업무수행 추가 단계적인 권한이양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음으로써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인증기관 의견을 수렴해 나갈 방침이다.
KAB는 이밖에 인증기관간 과열경쟁 방지와 협력증진을 위해 인증기관 대표자 모임을 운영키로 하고 준비위원장에 한국품질보증원 송종철 원장을 선출했으며 이사회 인원을 현 30명에서 20명으로 축소 개편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ISO 인증은 이미 지난해 중반에 누적 인증건수가 5천건을 넘어서는 등 국내기업들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선진국형 경영시스템으로 빠르게 정착되고 있으나, 후발 인증기관의 저가인증과 인증기관간 과열경쟁으로 부실인증이 잦아 제도개선의 필요성이 부각돼왔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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