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B업계, 역진동도금 공법 도입 "의견 대립"

 차세대 인쇄회로기판(PCB) 도금 공법으로 부각되고 있는 역진동도금(Reverse Pulse Plating) 공법 도입 여부를 놓고 국내 PCB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PCB의 기판 홀 직경이 갈수록 작아지고 고다층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측면에서 기존 직류동도금 공법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도금 두께 편차를 줄일 수 있어 역진동도금 공법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원론적 측면에서 국내 PCB업계가 이 공법 도입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치고 있는 쪽이 있는가 하면 역진동도금 공법이 아직까지 신뢰성을 입증하지 못한데다 설비투자비 부담이 너무 커 국내 PCB업계가 선뜻 나서기 어렵다는 회의론도 대두되고 있다.

 우선 낙관론에 기울고 있는 PCB업체들은 『갈수록 경박단소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전자기기 디자인 추세에 따라 다층인쇄회로기판(MLB)의 홀 구경은 더욱 작아지고 이에 따라 회로패턴과 홀 사이에 도금 두께 편차가 생기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현상으로 인한 MLB의 신뢰성 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 가운데 하나가 역진동도금 공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유럽 MLB업체 및 컴팩·난야 등 대만 MLB업체들도 지난해부터 이 공법을 적극적으로 도입, 상용화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 볼 때 공법의 신뢰성이 입증되지 못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면서 다만 초기 설비투자비 부담이라는 큰 단점은 있다는 게 역진동도금 공법 도입을 지지하는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반면 역진동도금 공법에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업체 관계자들은 『역진동도금 공법이 고다층 MLB 생산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도금 두께 편차를 해소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으나 우리나라와 비슷한 생산공정을 갖고 있는 일본 PCB업체들도 아직까지 이 공법 도입에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에 비추어 볼 때 공법의 신뢰성 입증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역진동도금용 정류기와 광택제간의 호환성이 업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역진동도금 공법을 이용해 MLB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환경조건 구축 등 제반 생산현장의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게 역진동도금 공법에 회의를 갖고 있는 업체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또 이들은 역진동도금 공법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최소 10억원 이상의 초기 설비투자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투자대비 효율성이 의문시되는 공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이 공법의 신뢰성이 국제적으로 입증되고 역진동도금용 정류기 등 제반 설비의 가격이 떨어지면 국내 PCB업체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역진동도금 공법 도입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백상덕 백산엔지니어링 사장은 『지금까지 외산 중심의 장비와 광택제만을 접한 국내 PCB업계의 입장에서 볼 때 설치비 과다와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값싼 국산 장비가 개발되고 파일럿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주요 PCB업체들이 조만간 이 공법에 기초한 MLB 생산에 나설 것으로 보여 신뢰성 시비는 사라질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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