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이동전화단말기 의무사용기간 폐지 조기시행

　이동전화단말기에 대한 의무 사용기간 폐지가 당초 예정된 7월보다 대폭 앞당겨진 오는 4월부터 조기 시행되고 오는 2000년부터는 단말기 보조금제도 역시 원칙적으로 폐지된다.

　정보통신부는 과소비 및 과당 중복투자 시비가 그치지 않고 있는 이동전화사업분야의 경영개선을 겨냥, 이같은 방안을 마련하고 4일 이동전화 5사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가졌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오는 2000년 단말기 보조금 폐지 시안은 이동전화사업자는 물론 단말기 제조업체들에까지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남궁석 정보통신부장관이 이동전화사업의 인위적 빅딜보다는 건전경쟁 유도를 통한 자립기반 확보를 천명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정부의 의지와 업계의 이해가 정면 충돌할 가능성마저 있어 주목된다.

　정통부는 이날 대책회의에서 과당 중복투자를 해소하기 위해 이동전화 의무 가입기간 폐지시기를 오는 4월로 3개월 가량 앞당겨 조기 시행토록 했다.

　정통부는 단말기 보조금의 경우 오는 2000년부터 폐지를 원칙으로 올해는 10만∼15만원 수준을 유지토록 강력히 유도할 계획이다.

　정통부는 지난해말 기준 64.3%에 그친 기지국 공용화율 제고에 나서 신규 기지국의 공용화를 적극 추진, 연말까지 이를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정통부는 또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미성년자의 가입 남발에 따른 이동전화 과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미성년자 가입시 부모동의서와 함께 부모의 인감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엄격한 조건을 적용키로 했다.

　정통부의 이같은 방침 가운데 단말기 보조금 폐지 원칙이 원안대로 오는 2000년 적용된다면 이동전화 가입비용이 지금보다 최소 2∼3배 가량 높아지게 돼 후발주자들의 경우 시장확대에 애로가 예상된다.

　이와 함께 단말기 제조업체 역시 사업자들로부터 가격인하 압력이 가중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덤핑공세까지 예상돼 수익성 악화가 전망되는 등 이동전화업계 전반에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 송유종 부가통신과장은 『2000년부터 단말기 보조금 폐지는 일단 원칙적 차원에서 이해해달라』며 『정부도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 적용시기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