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파문이 국내 전자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반도체와 대우전자 사원들의 빅딜 반대 파업으로 생산중단 사태가 발생해 이들 회사로부터 반도체나 모니터 등을 납품받고 있는 가전·컴퓨터·산전·부품 등 전자업체들이 관련제품의 생산 또는 수출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LG반도체가 생산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이나 주문형반도체(ASIC)의 경우 타사 제품으로 대체하는 데 적어도 45일 이상 걸리는 데다 납품업체 변경으로 인한 개발비도 적지 않게 소요돼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전자산업 전반에 엄청난 타격을 줄 전망이다.
TV·VCR·냉장고·에어컨·세탁기·전자레인지 등 5대 가전제품과 전기밥솥·진공청소기 등 중소형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가전업체들은 LG반도체의 파업으로 인한 MCU 공급중단이 오래갈 경우 전체 제품생산에 20% 이상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LG반도체 MCU 의존율이 높은 LG전자는 반도체 파업으로 생산라인 가동을 상당 부분 중단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어 최근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비상 근무체제에 돌입했다.
LG반도체로부터 리모컨용 MCU나 드라이브IC를 공급받고 있는 부품업체들도 비상에 걸렸다.
월 1백만개씩 리모컨을 생산하고 있는 국내 최대 리모컨업체인 오성전자(대표 유경종)는 MCU 부족으로 지난 25일부터 구미의 리모컨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으며 중소 리모컨 생산업체들도 LG반도체 의존율이 80% 이상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월 5백만개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중소 리모컨업체들의 생산이 전면 중단될 경우 이들로부터 가전제품용 리모컨을 납품받고 있는 국내 가전업체들은 제품판매가 어려워져 가전제품 출하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산전업체들도 이들 기기의 핵심부품인 MCU나 ASIC을 LG반도체로부터 공급받고 있어 생산차질을 우려하며 LG반도체의 파업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국계 정보기술(IT)업체들은 대우전자의 생산 중단으로 모니터 구매수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HP(대표 최준근)의 경우 올해 대우전자 모니터 2억7천5백만 달러 어치를 조달해 미국과 프랑스의 HP PC공장에 공급할 계획인데 대우전자의 생산 중단으로 1억 달러 가까이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HP는 대우전자 공장마비 현상이 1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 모니터 조달처가 대만으로 옮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한국컴팩컴퓨터(대표 강성욱)는 올해 대우전자 모니터를 2억 달러 이상 구매수출할 계획이었는데 대우전자의 생산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구매에 1억 달러 이상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본사 차원에서 구매처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전자업체가 구매처를 변경하기는 현실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이 있어 LG반도체와 대우전자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및 수출 차질로 인한 피해규모가 엄청나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윤재기자 yjlee@etnews.co.kr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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