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중대형서버> 세계시장 동향

 세계 서버시장은 윈도NT서버의 급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닉스서버와 메인프레임간의 영역을 초월한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윈도NT서버가 유닉스서버시장을 겨냥해 무서운 속도로 공략해가고 있으며, 유닉스서버는 이같은 윈도NT서버를 방어하는 한편으로 메인프레임시장을 파고들기 위한 재무장을 서두르고 있다.

 메인프레임도 저돌적으로 밀고들어오는 유닉스서버를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보고 정면대결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대형서버들간의 각축전이 치열하게 펼쳐지면서 올해 세계 서버시장은 지난해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와 성장세로 반전, 재도약의 발판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아시아지역의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세계 2위인 일본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는데다 인텔의 신형 지온칩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미국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윈도NT서버 판매량(운용체계 기준)은 83만7천대로 유닉스서버 판매량 54만9천대와 큰 격차를 보였다. 올해의 경우 1백7만대 이상의 윈도NT서버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그 성장세는 해를 거듭할수록 가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또 금액면에서도 윈도NT서버는 지난해 89억달러에서 올해는 1백14억9천8백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시장규모가 대폭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세계 윈도NT서버시장은 컴팩의 주도아래 HP·IBM·델컴퓨터 등이 선두그룹 다툼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일본의 NEC·후지쯔, SNI, 에이서, 게이트웨이 2000 등이 중위권 대열을 형성하면서 선두그룹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윈도NT서버는 최근 들어 인텔의 4백50㎒ 이상의 펜티엄Ⅱ 지온칩을 탑재, 고성능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유닉스서버에 버금가는 가용성·확장성·안정성을 갖추면서 유닉스서버 영역을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또 유닉스서버와의 성능격차를 줄이면서 기존 유닉스서버용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베이스(DB)를 사용할 수 있는 대용량 윈도NT 제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니시스는 지난해 인텔 프로세서 12개를 탑재, 12웨이 방식의 윈도NT서버인 「아쿠안타 XR/6」를 선보인 데 이어 조만간 윈도NT는 물론 유닉스 운용체계(OS)를 지원할 수 있는 32웨이 윈도NT서버를 공급할 예정이어서 유닉스서버업체들과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윈도NT서버의 강력한 후원자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윈도NT 4.0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에 이어 올해 그 후속 운용체계인 「윈도2000 서버」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돼 유닉스서버는 물론 메인프레임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공세에 힘입어 윈도NT서버는 오는 2002년까지 연평균 26%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IDC측은 전망했다.

 윈도NT서버의 공세에 맞서 유닉스서버는 로엔드기종으로 방어하면서 하이엔드 제품으로 대형서버인 메인프레임시장을 공략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반영이라도 하듯 컴팩컴퓨터는 하이엔드서버시장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탠덤을 인수한 데 이어 유닉스서버시장의 강자인 디지털마저 합병하면서 하이엔드 유닉스서버사업을 크게 강화하기 시작했다. 컴팩이 차세대 알파칩인 「EV6」를 장착해 최근 선보인 고성능 「알파서버 GS시리즈」는 메인프레임시장을 겨냥한 컴팩의 전략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HP도 자사의 최신 마이크로프로세서(CPU)인 「PA 8500」을 32개까지 탑재 가능한 고성능 유닉스서버 「V2500 클래스」를 발표하면서 기존 유닉스시장에 대한 수성은 물론 메인프레임시장 수요를 대체해 나간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IBM 역시 자사 최상위 기종인 「엔터프라이즈 10000」과 「RS/6000」의 지속적인 기종 업그레이드를 통해 대형서버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이들은 데이터웨어하우스(DW)·전사적자원관리(ERP)·온라인트랜잭션처리(OLTP) 등 유닉스서버의 지배력이 강한 분야에 대한 공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서버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전체 유닉스서버시장에서 하이엔드 유닉스서버 비중이 크게 늘어나 지난해 30% 수준에서 올해는 50%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로엔드 유닉스서버가 윈도NT서버의 집요한 추격을 받고 있는데다 하이엔드 유닉스서버가 로엔드 기종에 비해 수익성이 뛰어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윈도NT와 유닉스서버 진영에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현상은 통합화 바람이다. 양 진영 모두 윈도NT와 유닉스 운용체계 등 이기종 플랫폼을 한 시스템내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통합서버를 내세워 서로의 영역파괴를 꾀하는 발판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유닉스진영의 경우 앞으로 윈도NT의 공세가 날이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보고 이를 차단하는 동시에 대형서버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교두보로 통합서버를 출시하고 있으며, 윈도NT진영은 역으로 유닉스서버를 잠식하기 위한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기업 전산환경은 이제 유닉스와 윈도NT를 혼합한 멀티 운용체계 시스템의 보급이 크게 확산될 전망이다. 이는 전사적인 기간업무에 주로 활용된 유닉스서버와 부서단위의 프린터서버나 워크그룹용 서버업무 등으로 크게 구분되어 온 윈도NT서버와의 경계를 더욱 희석시키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 유닉스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HP·IBM 등 「빅3」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HP와 IBM은 고객이 원할 경우 윈도NT와 유닉스 솔루션 모두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여전히 유닉스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컴팩·실리콘그래픽스·NCR 등 대부분의 유닉스서버업체들이 윈도NT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입장변화 여부에 주목되고 있다.

 대형서버인 메인프레임업계는 유닉스서버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한 모습이다. 유닉스서버를 중심으로 한 개방형 시스템의 대두로 한때 위기설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최근 다시 과거의 명성을 되찾아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기관이나 대형금융기관 등 대량의 데이터 처리와 고도의 보안성 및 가용성을 필요로 하는 부문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확고히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닉스서버와 메인프레임업체들간의 경쟁구도가 심화되면서 메인프레임의 가격도 떨어져 가격경쟁력도 크게 향상되고 있다.

 대형서버업계 전문가들은 유닉스서버가 고성능화 추세로 치닫고 있지만 시스템 안정성과 확장성, 온라인트랜잭션처리 등에서 메인프레임을 대체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올들어 본격화되고 있는 컴퓨터 2000년(Y2k)문제 해결과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에 따른 막대한 비용부담으로 인해 기존 메인프레임 대신 유닉스서버로 방향을 바꾸는 기존 메인프레임 고객들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IDC에 따르면 메인프레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IBM의 경우 전년대비 17% 증가한 60억달러 매출로 전체 대형서버시장에서 37.2%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암달은 「밀레니엄 700 시리즈」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1백35% 증가한 7억1천5백만달러로 4.4%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반면 히타치데이터시스템·컴파렉스·올리베티 등 히타치 대형서버를 공급하는 업체들은 총 11억달러의 판매액을 기록해 전년대비 37.7%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일본의 대표적인 대형서버업체인 후지쯔도 일본의 경기침체 여파에 따라 지난해 14억달러의 판매실적을 거둬 전년대비 43%의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대형서버업계 전문가들은 올해의 경우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의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접어드는데다 대형서버시스템의 성능이 대폭 향상되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세계 서버시장은 지난해와는 달리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형서버는 물론 전반적인 서버시스템의 고성능화가 급진전되면서 CPU와 운용체계는 32비트에서 64비트로 빠른 속도로 전환하고 있다. 디지털을 인수한 컴팩을 비롯해 선마이크로시스템스·HP·IBM 등 유닉스서버 선두업체들은 이미 오래전에 64비트 CPU를 개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운용체계도 64비트 버전을 잇달아 선보여 서버의 고성능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자사 유닉스서버를 위한 64비트 운용체계인 「솔라리스7」을 발표했으며, HP도 「HP-UX 11.0」 버전을 통해 자사 서버를 64비트 운용체계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IBM 역시 「파워PC RS64」 프로세서와 「AIX」 운용체계를 통해 64비트 체제로 바꾸면서 자사 주력 유닉스서버 「RS/6000」 제품의 고성능화를 적극 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소프트웨어업체들도 64비트 운용체계에 맞는 유닉스 표준지원에 적극 나서면서 세계 서버시장은 64비트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는 양상이다.

<김영민기자 ym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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