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교육정보화 이대론 안된다 16> 우리는 이렇게 준비한다

서울 연희여자중학교

 「학교정보화, 교사가 앞장선다.」

 서울 연희여자중학교(교장 황승현)는 교내 정보화시스템 구축 및 활용에 일선교사들이 적극 참여해 값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해 6월 교내 네트워크 구축작업을 현직교사들이 손수 일구어냈다. 비전문가인 교사들이 장비의 구입과 설치·운용을 모두 해냈다는 점에서 놀랍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예산과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교육정보화 구축에 난항을 겪고 있는 국내 학교현실에서 미흡하나마 하나의 대안을 제시해줬다.

 연희여중이 교내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 것은 지난해 3월말. 교육청으로부터 홈페이지 구축 및 운영을 권고하는 공문이 내려오자 학교에 웹서버를 직접 설치해 인터넷 사용을 활성화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외부업체에 용역을 의뢰해 견적서를 받아보니 소요비용이 1천3백여만원. 학교 형편을 봤을 때 적지 않은 비용이었다.

 고민끝에 선택한 것이 직접 해보자는 것. 이 학교 교육정보부의 양칠범 교사와 이재열 교사가 의기투합했다. 비전문가인 두 교사는 이때부터 밤샘도 아랑곳없이 관련서적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틈틈이 용산상가에 나가 장비의 사양과 가격을 조사하며 적절한 시스템 구성을 그려나갔다. 책을 보며 하나하나 공부와 설치작업을 병행해나간 작업이 결국 3개월후 웹서버 설치와 함께 50여대의 PC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성과를 낳았다. 전체 소요비용은 총 3백여만원. 이 비용도 모두 장비구입에만 들어갔고 케이블 설치작업까지 모든 작업을 교사들이 직접 해냈다.

 장비구입시에도 가격대비 성능을 최대한 감안했다. 이때 구입한 장비가 필립스의 16포트 더미 허브 3개, 기가링크의 8포트 더미 허브 1개, 랜카드로는 스리콤의 3C509B-TPO(10Mbps) 4개와 필립스 제품(10Mbps) 45개 등 중저가 제품들. 웹서버도 교무실에 있던 PC(펜티엄MMX 1백66㎒)를 서버로 하고 운용체계도 공짜인 「리눅스」를 채택했다. 홈페이지(http://www.yonhui-gm.ed.seoul.kr)도 교사들이 직접 제작했다.

 이재열 교사는 『비용절감의 가장 큰 요인은 리눅스서버를 채택했다는데 있다. 공짜로 쓸 수 있는 리눅스를 YMCA의 도움을 받아 PC에 설치해 서버로 운영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예산이 부족한 형편인 국내 학교현실에서 리눅스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러한 교사들의 노력에 대한 가장 큰 수혜자는 역시 학생들. 인터넷 항해가 자유로워지면서 컴퓨터실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학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점심시간을 앞두고 4교시 수업이 끝날 무렵이면 5분 먼저 끝내달라는 아우성이 교실마다 터질 정도다.

 다른 교사들도 마찬가지. 이제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입수할 정도로 넷맹·컴맹을 모든 교사가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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