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이 된 청년기업으로서 많은 책임을 느낍니다. 이제부터는 세계적인 가스기기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체적인 비전을 갖고 사력을 다할 것입니다.』
지난 22일로 창립 25주년을 맞은 린나이코리아의 강성모 회장(66)은 남다른 감회를 지울 수 없다.
가스기기 및 주방기기 제조라는 외길을 걸어온 것이 벌써 4반세기. 지난해 3월 IMF라는 위기를 맞아 회사를 지켜야 한다는 급박한 상황에서 경영일선에 복귀했던 강 회장은 이제 조금 숨을 돌린다.
『대기업·중견기업 너나없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는 것을 보면서 창업 초기보다 더 어려웠다』는 강 회장은 『그래도 기술경쟁력이 있는 전문기업은 살아남는다』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좀 된다 싶으면 온갖 대기업들까지 몰려들어 조직력과 자금력을 동원, 온통 시장을 들쑤셔 놓는 바람에 몇 차례 위기도 있었지만 앞으로는 기술력 우위의 전문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여기에 다른 경쟁사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틈새영업을 확대하고 고객들에게 품질과 AS에 대한 철저한 신뢰를 준다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강 회장의 믿음은 지난해 IMF 상황에서도 2천5백억원이라는 매출목표를 달성하고 40여억원의 흑자를 이뤄냈을 뿐만 아니라 주력제품인 가스보일러와 가스레인지 분야에서는 경쟁업체들을 따돌리고 시장점유율을 모두 40%대로 향상시킨 것에서 잘 나타난다.
더욱이 지난 12월에는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가 실시한 대한민국 특허기술대전에서 린나이코리아의 R&D팀이 「보일러 안전연소 제어장치」로 산업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물론 이같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뼈아픈 고통도 감내해야 했다. 정든 직원들 중 10%를 내보내야 했고, 금융권의 대출금상환 압박에 일본 린나이로부터 차관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영권을 넘겨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지만 강 회장은 일본린나이측의 자본금 지분조정에 대한 요구를 철회시키고 51 대 49로 돼 있는 현재 지분율을 관철시켰다.
강 회장은 25년간의 성장을 모두 『회사를 자기 가정처럼 여기는 형제자매 같은 직원들과 대리점 사장들 때문』이라고 말한다.
『고객감동은 앉아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본사와 대리점이 모두 일치단결해 최상의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강 회장은 앞으로 린나이가 나아갈 길은 가스기기 전문업체란 점을 강조한다.
보다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계획이다. 또 올해부터는 해외법인들과 연계해 중국·태국·인도네시아 등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여기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음식쓰레기 처리기 등 환경분야의 가전제품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채무를 갚고 5년 안에 회사를 주식시장에 상장해 직원들 모두에게 우리사주를 나눠주는 것이 목표』라는 강 회장은 오늘도 노익장을 과시하면서 경영일선에서 뛰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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