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와 EBS간 수신료 배분 문제가 방송계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 방송개혁위원회가 EBS의 독립공사화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으나 EBS의 독립공사화는 김대중 정부의 선거 공약인 데다 그간 역대 정권하에서 방송개혁 문제를 다뤘던 방송제도연구위원회·공영방송발전연구위원회 등이 교육방송의 공사화를 바람직한 대안으로 제시한 점을 감안할 때 현재로선 EBS의 독립공사화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문제는 EBS가 독립공사화될 경우 현재 KBS가 독점하고 있는 수신료를 KBS와 EBS가 어떻게 배분하는가 하는 점이다. EBS가 독립공사화되면 현재 교육부에서 지원받고 있는 1백94억원(올해는 1백33억원 수준) 규모의 정부출연금이 없어지고 상업광고도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EBS는 수신료와 교재판매 등을 통한 자체 수입금으로 운영재원을 마련해야만 한다.
이와 관련, KBS는 최근 방송개혁위원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KBS의 수신료를 현실화할 경우 송출비용을 포함해 연간 총 5백억원을 EBS측에 배분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EBS 송출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2백2억원에 운영자금 2백98억원을 지원하면 EBS의 운영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운영자금 2백98억원은 EBS의 작년 예산 6백83억원의 43.6%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공사화될 경우 자연 중단되는 정부출연금 1백94억원과 자체 수익 4백65억원 중 편성변화에 따른 축소분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EBS는 KBS측의 5백억원 지원 방침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EBS는 KBS 대비 6.6%밖에 안되는 예산과 13.9%에 불과한 인력으로 지상파채널 1개, 위성채널 2개, 라디오채널 1개 등 4개의 채널을 운용하고 있는데 KBS에서 5백억원을 지원받더라도 송출비용을 제외하면 실제로 3백억원 정도만이 남게 돼 이것만으로는 정상 경영이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EBS측은 향후 KBS가 수신료를 5천원으로 인상할 경우 수신료 수입이 현재의 4천억원에서 8천억원 수준으로 증가하는데 이 가운데 최소한 15∼20%선은 EBS몫으로 할애받아야만 한다는 입장이다. EBS측은 이와 함께 KBS의 수신료 명칭을 「공영방송 수신료」로 바꾸고 향후 출범하는 통합방송위원회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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