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게임사업 전열 재정비

 대기업들의 게임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환율폭등과 내수부진으로 딜레마에 빠졌던 대기업들은 그동안 매출비중이 컸던 수입사업의 비중을 크게 낮추고 국산게임 수출, 직판유통체제 구축 등을 통해 올해를 게임사업의 새로운 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작년 말 손노리와 판권계약 체결로 총 7개의 국내 개발사를 파트너로 확보한 SKC는 올해 외산게임의 중계무역을 포함해 총 1백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직영대리점을 통한 직판유통으로 돌아선 SKC는 올해 대리점수를 20여개로 늘려 전국적인 대리점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외산게임은 세가·블루바이트 등 기존 제휴선의 제품을 선별해서 도입키로 했다.

 (주)쌍용은 PC게임의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는 게임방 영업을 강화키로 하는 등 마케팅 차별화에 힘을 쏟기로 했다. 또 네덜란드의 레고미디어와 직접 판권계약을 맺은 것을 계기로 에듀테인먼트 타이틀사업의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반면 외산게임은 영국 에이도스사 작품 위주로 상반기에 10여종만 내놓을 방침이다.

 작년 말 미디어서비스사업팀의 조직을 개편해 게임·에듀테인먼트 타이틀의 판권소싱과 제작을 전담하는 콘텐츠그룹을 신설하고, 유통업무는 영업그룹에서 전담하도록 한 바 있는 삼성전자는 올해 해외판권 도입은 최소화하는 대신 유망 국내 개발사와의 제휴를 늘리고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유통은 총판유통을 지양하고 작년 하반기부터 전국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삼성 소프트웨어전문점」을 중심으로 한 직판 위주로 나갈 방침이다.

 작년 11월 LCD사업을 근간으로 탄생된 LGLCD는 게임사업을 분가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에 따라 LG의 게임개발·마케팅조직은 별도의 독립법인으로 새출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세가는 합작파트너인 일본세가사의 차세대 게임기 「드림캐스트」전용 타이틀제작에 착수키로 했으며 작년 하반기에 시작한 PC게임사업은 유망한 국내 개발파트너를 추가로 확보, 수출사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작년 말까지 개점휴업상태에 있었던 웅진미디어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재편된 멀티미디어사업부를 중심으로 게임사업을 재개, 서점과 총판을 통해 매월 2종 이상의 국내외 신작을 출시하기로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산제품 수입에 편중됐던 대기업들의 게임사업이 방향을 선회함에 따라 게임로열티 감소, 국산게임의 입지확대 등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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