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진.선봉에 과기대 설립

 올해 안에 북한 나진·선봉 지구에 국내 민간단체들이 설립하는 과학기술대학이 들어서고 이곳에서 유엔개발계획(UNDP) 주관으로 컴퓨터요원 양성사업이 실시된다.

 23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초 통일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햇빛정책의 하나로 대북 과기협력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하고 우선 과학기술부 예산 10억원을 민간 차원의 과학기술협력사업에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과학기술부는 서울 소망교회재단이 중심이 되고 있는 연변과기대학후원회와 중국 연변과학기술대와 공동으로 북한 나진·선봉지구내 과학기술대학 설립을 적극 지원하고 민간차원의 남북한 기상정보교류 등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 소망교회재단이 추진중인 나진·선봉지구 과학기술대학은 북한내 과학기술계 교수 및 교사 양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 상반기 안에 과기대 설립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또 포항공대 박찬모 교수(전자전기공학부)팀이 UNDP와 공동으로 추진중인 컴퓨터요원 양성사업은 경수로 사업과 관련한 원전운영 요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박순웅 서울대 교수(기상학과)팀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측을 통해 북한의 기상환경 분야 공동연구사업을 추진중이다. 이밖에 고려대 윤성택 교수, 인하대 홍승홍 교수, 건국대 류태영 교수, 중앙대 신창민 교수 등도 대북과학기술협력사업을 진행중이다.

 이와 함께 KEDO는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북한 경수로 원전을 운영할 원자력운영 요원들을 울진원전교육센터로 초청해 교육에 나설 계획이다.

 과기부는 또한 남북한 공동연구 및 연구결과물 등의 상호교류, 세미나 개최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과학기술협력사업에 나서기로 하고 지난 20일 회의를 가진 데 이어 출연연 연구관리책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갖고 출연기관별 협력연구 가능 분야 발굴에 들어갔다.

 과기부는 남·북 과기협력 지원 대상도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기상청·국립중앙과학관·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40여 단체로 확대했다.

 이와 관련, 에너지연은 에너지절약형 한랭지 주거용 건물개발·대체에너지기술 남북한 공동연구 등 2개 과제, 자원연은 남북한 대륙붕지역의 공동석유자원탐사 등 14개 과제를 협력과제로 선정했으며 연구개발정보센터는 한민족 정보인프라 구축을 위해 남북한 과학기술인력DB·네트워크·검색프로그램을 갖춘 가칭 「광개토과학기술정보유통망」 구축 사업 3단계 추진계획을, 표준연은 남북한 도량형단위표준 등을 공동협력연구사업과제로 정부측에 제안해 놓고 있는 상태다.

 남북한 과학기술협력사업은 북한측이 원칙적으로 정부 차원의 협력보다는 민간 차원의 협력을 원하고 있어 현재 한국과학재단과 김순권 경북대 교수를 중심으로 한 옥수수재단, 두레협동농장 등을 통해 옥수수 재배 및 인공씨감자 연구사업 등 북한의 식량난 해결을 위한 민간협력이 진행중이다.

 전의진 과기부 기술협력국장은 『남북한 과학기술 협력을 위한 전초단계로 민간 차원의 협력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남북한 과기협력을 위한 연구기획사업을 통해 협력 가능 과제를 발굴해 내년부터 남·북협력사업에 적극 나설 계획이나 북한측이 정부 차원의 접촉을 기피하고 있어 출연연들의 공동연구사업이 진행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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